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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급식카드' 독점계약, 결식 아동 또 굶겨

<앵커>

결식 아동에게 포인트 형태로 급식비를 제공하는 '전자 급식카드'라는 게 있습니다. 대부분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상당수 아이들이 이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끼니를 거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문준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서천에 사는 중학생 유 모 양, 지난 2010년부터 1끼 3천 원짜리 식사를 할 수 있는 급식카드를 지원받고 있지만, 방과후 저녁 끼니를 거르기 일쑤입니다.

학교 근처에는 급식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식당이나 편의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5분만 걸어나오면 편의점이 있지만 가맹점이 아니기 때문에 급식카드가 있어도 쓸모가 없습니다.

서천군에서 급식카드 가맹 편의점은 GS 편의점 단 한 곳.

하지만 이곳에 가려면 인적 드문 길을 40분 정도 혼자 걸어야 해 이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 모 양/전자급식카드 지원 학생 : 저희는 일단 시골이어서 빨리 가게 문들이 닫기 때문에 GS 같은 편의점을 이용해야 되는데 그런 게 많이 한정돼 있어서 (불편해요.)]

부여군에선 급식카드 사용하기가 더 불편합니다.

[편의점 직원 : 이 (급식)카드 안 되는데요.]

부여군 전체에 급식카드 가맹점인 GS 편의점이 단 한 곳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예 급식카드를 집에 두고 안 쓰는 학생도 있습니다.

[최 모 양/급식카드 지원 학생 : 부여(읍) 같은 데 나가면 한 시간이 더 걸리니까, 가는 데만 한 시간 걸리니까 밥 먹을 땐 (급식카드) 사용 못하고 간식거리나 (사먹어요).]

충남과 울산, 원주, 양산 등 특정 시행사가 급식카드 사업을 하는 곳은 모두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다른 편의점도 가맹점 신청을 해봤지만, 시스템 연동이 안된다는 이유로 거절 당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시행사와 GS리테일 측이 독점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현금 뒷거래까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급식카드 시행사 전 직원 : 거기(독점)에 대한 이권을 달라고 해서 베스트티앤씨(시행사) 같은 경우에는 리베이트로 월 1천만 원 이상 얻게 되고(요).]

이 계약으로 GS 측은 급식카드 매출로만 지난해 3억 원 이상을 거뒀고, 점포 확장 등 추가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S 측과 시행사는 독점계약 사실은 인정했지만 리베이트가 오간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GS리테일 관계자 : 저희들도 피해자죠. 지금 그 계약서에 준해서 독점이 되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큰 이득이 발생하지도 않는데 저희도 왜 (리베이트로) 1천만 원을 드리겠어요, 그 사업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실제로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김태훈,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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