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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블랙박스, 버려진 '양심'까지 기록한다

<앵커>

블랙박스에 비친 세상 오늘(4일) 3번째 순서입니다. 주로 교통사고 같은 문제에 대응하려고 만들어진 블랙박스가 뜻밖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차가 엔진 끄고 서 있어도 블랙박스는 고발을 계속합니다.

정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다세대 주택 주차장에 슬며시 들어온 고급 외제 승용차.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여러 차례 주변을 살핀 뒤 트렁크에서 뭔가를 꺼내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운전자는 쓰레기가 든 비닐 봉투 2개를 덩그러니 남겨 놓고 유유히 차를 몰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주차해 있던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에 차 번호까지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남의 집 주차장에 몰래 쓰레기를 버린 운전자는 화면과 함께 신고돼 과태료를 물어야 했습니다.

[구청 담당자 : 차량이나 손수레 등 운반 장비를 이용해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는 (과태료가) 50만 원 이에요. 괘씸하다 이거죠 아주 의도적으로 했다.]

신호위반이나 불법 주정차 단속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을 가린 차량.

잘못은 자신이 해놓고 상대방을 집요하게 위협하는 적반하장식 난폭운전.

뒷차나 옆 차는 안중에 없는 담배꽁초 투기까지.

모두 도로 위 비양심적 행태가 블랙박스에 찍혀 과태료나 범칙금을 문 사례입니다.

[담배꽁초 투기 신고자 : 앞차나 옆 차가 담배꽁초 버리다가 뜨거워서 사고 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자체 단속 직원 : 단속반이나 카메라가 있으면 거기만 지나가면 단속 안 될 수 있는데 블랙박스는 언제 어디서 찍히는지 모르는 거죠. 단속반들이 단속하면 실랑이가 많은데 블랙박스 신고하면 영상이 확실하니까 발뺌을 못하거든요.]

최근엔 500만 화소가 넘는 고화질 블랙박스가 확산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도 블랙박스 신고에 포상금을 내거는 등 적극적으로 신고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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