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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팥빙수? 金빙수? 원가를 알아보니…

[취재파일] 팥빙수? 金빙수? 원가를 알아보니…
더운 여름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와 사람들이 여름 음식을 찾는 시기도 그 만큼 빨라졌다. 여름 음식의 대표라고 하면 냉면, 콩국수, 팥빙수, 보양식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물가가 아무리 올랐다고 하더라도 실제 음식을 먹으러 가면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즐겁게 음식을 먹을 수 만은 없는 듯하다. 서울에서 점심 때가 되면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유명 냉면집의 경우 물냉면 한 그릇에 1만 1천 원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여름 음식인 콩국수도 9천5백 원. 보양식인 삼계탕에 전복 등이 들어간 것은 2만 원에서 3만 원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여름철 대표적인 디저트로 꼽히는 팥빙수 가운데 이 음식들보다 비싼 것이 있다. 서울의 한 대형호텔 커피숍에서 파는 팥빙수는 (과일빙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시키면 팥이 따로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님) 3만2천 원이다. 거기에 세금과 봉사료가 각각 10% 붙기 때문에 실제 지불해야 할 가격은 4만 원에 육박한다.

호텔 직원은 얼음이 일반 물이 아니라 우유와 연유를 얼렸고 최고급 망고를 넣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정말 4만 원씩 받아야 할 정도인지는 쉽게 동의하기 힘들다. 2명 기준으로 위에서 말한 음식을 점심으로 먹고 이 빙수를 디저트로 먹는다면 10만 원은 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팥빙수는 일반적으로 8천 원에서 9천 원을 받고 있고 프리미엄 빙수의 경우에는 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게다가 무조건 2인 이상이 먹을만한 대형 용량만 팔고 있어 팥빙수를 먹으려면 1명이 갔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큰 사이즈를 먹을 수 밖에 없다. 이 정도 가격은 다소 심하다는 생각에 한 민간연구소에 시중에서 만2천 원에 파는 팥빙수의 원가 분석을 의뢰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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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에서 1만2천 원에 팔리고 있는 팥빙수의 경우 팥, 얼음, 블루베리, 체리, 치즈 2종류, 시럽 등 7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상점에 납품되는 재료 단가를 기준으로 해 분석해 봤더니 팥 180g의 원가는 420원 가량이었고 얼음 450g의 원가도 435원, 나머지 재료들도 원가가 최고 5백 원을 넘지 않았다. 결국 합계는 2천2백 원 가량. 판매가의 20%가 채 안 되는 가격이다.

혹자들은 종업원들의 노동비, 임대료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런 것들을 고려한다고 해도 지금의 가격은 지나치다고 본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음식을 시키고 가져가며 버리기까지 하는 셀프시스템인데 얼마나 인건비가 차지하는지는 의문이다.

팥빙수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매년 재료값이 올라 가격을 올린다고 만하지 그 근거는 제시하고 않고 있다. 물론 이번 분석이 단 1원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분석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시중에서 파는 모든 팥빙수의 원가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팥빙수 한 그릇에 웬만한 직장인 밥값을 한다면 일반 사람은 정상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야 존재이유지만 상식을 넘어선 추구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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