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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싱글녀가 어때서?…'여자, 서른'전

30대 싱글녀가 어때서?…'여자, 서른'전
우리나라에서 삼십 줄 미혼 여성은 서글프다. 마음은 아직 이팔청춘 꽃띠인데 주변에선 다들 퇴물 취급이다.

맞선 자리에 나가면 이제 더는 낮아질 곳도 없다고 생각했던 내 눈이 아직 한참 더 낮아져야겠구나 싶고, 괜찮은 싱글 남자들은 3년 전 어느 추운 겨울날 죄다 얼어 죽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숨만 나온다.

이제 갓 서른을 넘긴 동양화가 조장은이 30대 미혼 여성의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을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개인전 '여자, 서른'을 오는 6일부터 방배동 갤러리토스트에서 연다.

'아무도 내게 청혼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연작이 눈길을 끄는데, 작가가 평소 알고 지내는 서른 혹은 서른을 넘긴 미혼 남성 30명의 초상화를 모았다.

방배동에 사는 김모씨, 부산에 사는 조모씨, 뉴욕에 사는 제임스 등 개성이 뚜렷한 초상화 속 남성들은 삶의 동반자를 찾아 헤매는 미혼 여성들에게는 모두 잠재적 신랑감들이다.

그러나 세상의 절반이 남자라고 그 중 아무나 마음에 드는 한 명을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듯, 초상화 속 남성 중 누구도 작가에게 청혼하지는 않았다.

'이번엔 잡고 말테다'라는 작품은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던진 부케가 두 팔을 뻗치고 기다리는 여성을 지나 뒤에 서 있는 남성의 손으로 떨어지려는 찰나를 포착했다.

'남자들은 어렵지 않게 사랑을 하고 결혼도 하는 것 같은데 서른을 넘긴 나에게는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본 독신녀라면 울컥하게 할 작품이다.

그동안 쓴 그림일기를 토대로 작업을 해왔다는 작가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올해 서른이 되면서 결혼을 강요받고 나이에 쫓기는 30대 여성의 현실을 주제로 정하게 됐다고 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것이 또 저와 같은 세대, 같은 시간을 사는 여성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른이 넘도록 결혼을 못했다고 부모님과 친지들은 걱정하지만 정작 작가 자신은 이제 갓 들어선 삼십 대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

경제력도 없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초조해하던 이십 대를 지나 이제 뭔가 좀 알 것 같고 사회에서 당당하게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계획을 세우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삼십 대에, 함께할 동반자가 아직 옆에 없더라도 삶은 충분히 멋지고 의미 있으니까.

전시는 29일까지. ☎02-532-6460.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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