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추돌사고는 뒤차 잘못?…블랙박스로 변화 맞나

<앵커>

블랙박스를 단 차량이 150만 대를 훌쩍 넘었습니다. 8시 뉴스에서는 오늘(2일)부터 블랙박스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다양한 변화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첫 순서, 교통사고의 판단기준 문제입니다. 추돌사고가 나면 무조건 뒤차 책임이라는 게 지금까지 관행이었죠. 이렇게 교통사고 책임을 정하는 무조건적인 관행들. 그대로 놔둬도 될까요?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앞뒤 범퍼가 깨지고 찌그러진 차량들. 두 사고 모두 뒤차가 앞차를 추돌했습니다.

사고 책임은 앞차를 들이받은 뒷차가 대부분 져야 했습니다.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았다는 건데 과연 그럴까요?

갑자기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 뒤차가 경적을 울리자 앞차는 작정한 듯 급정거합니다.

[김 모 씨/추돌 사고 낸 뒷차 운전자 : (앞차가)너무 갑자기 들어오니까 경적을 울렸는데 앞차가 경적 소리에 갑자기 급정거를 해버리니까… 제가 이제 잘못을 했다고 하니까 전 솔직히 지금도 좀 억울합니다.]

왜,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시절에 정해진 기준을 여전히 일률적으로 적용하면서 이런 억울한 일이 생기는 겁니다.

비슷한 경우는 많습니다.

오토바이가 쏜살같이 달려와 택시 옆을 들이받고 쓰러집니다. 우회전 차로에서 택시를 추월해 직진하려다가 사고가 난 겁니다.

누가 봐도 오토바이 잘못 같은데 택시도 함께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녹색불이 들어와 출발하는데 자전거가 막무가내 달려와 들이받습니다. 이 경우도 차량 운전자는 자전거 운전자에게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속도가 느린 자전거를 보호하자는 취지인데 사고 원인은 따지지도 않고 관행처럼 굳어진 겁니다.

이제는 블랙박스가 보편화하면서 사고 순간이 명확히 재연되는 시대입니다.

획일적인 잣대를 무작정 적용하기보다 사고 영상을 충분히 활용해 유연한 판단을 내릴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한문철/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서로가 잘했다고 우기면 누구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가 참 힘든 때도 있는데요, 이제는 블랙박스 동영상을 통해서 사고 상황을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누구의 잘못인지를 명확하게 가릴 수 있습니다.]

잘잘못을 분명히 가리기 위해 블랙박스를 달았는데 사고 처리 과정이 여전히 관행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교통 문화는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VJ : 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