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0시30분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굳은 표정으로 기자실에 들어섰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의 추진 과정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이 부처간 책임공방을 크게 보도한 데 대한 부담감과 불쾌감도 적지 않아 보였다.
그 때문인지 평소 화를 잘 내지 않고 너그럽기로 소문난 김 장관이었지만 이날은 기자들의 질문에 날선 반응을 보이는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협정의 비공개 처리가 국민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강한 톤으로 반박했다.
김 장관은 "절차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하지만 국민을 무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국무회의 의결 전 외교부와 국방부 실무진이 국회 정책위에 가서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장관 옆에 배석했던 담당 실무자가 "지난 21일 여야 정책위의장에게 설명했다"며 "다음 국무회의(지난달 26일)에 상정할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고 보충 설명을 했다.
그러나 장관 간담회가 끝난 뒤 외교부는 대변인실을 통해 "21일 정책위의장단 보고시 26일 국무회의 상정 등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간담회때 설명했던 내용을 정정했다.
김 장관은 "국무회의를 비공개로 한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으며 그것이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면서 "절차적으로 잘못됐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하며 국민이 무시당했다고 느끼신다는 점을 받아들여 시정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없이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며 절차상 잘못을 처음 인정한 직후 외교 수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공개 사과를 한 셈이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책임론 얘기가 나오자 김 장관은 불편함을 그대로 표출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다들 돌려서 말씀하시는데 그냥 직접 말씀하세요. 저한테 '당신이 책임을 질 거냐'라고 묻고 싶으신 건가요"라고 반문하면서 "외교부 기자들이 장관에 대해 조금의 이해는 있을 줄 알았는데 없나 보네요"라며 섭섭한 심경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책임론 얘기는 야당에서 정식으로 검토한다고 하니 검토 결과를 보고 얘기하자"면서 "수습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지금은 일이 우선이다. 제 판단은 그 후에 보자"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번 일로 대한민국 체면이 상당히 손상됐다'거나 '협정 체결이 이미 탄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국가의 체면이 훼손됐다는 뜻이냐"고 반문한 뒤 "일본 외무장관과 직접 통화도 했지만 제게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책임공방ㆍ사퇴론'에 성난 외교장관
"돌려서 말하지 말고 `당신이 책임질 거냐'고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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