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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갤럭시, 애플 안방에서 2연패…구글도 '끙끙'

[취재파일] 갤럭시, 애플 안방에서 2연패…구글도 '끙끙'
지난해 10월 19일 IT 업계의 이목이 홍콩으로 쏠렸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구글의 합작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가 처음 공개된 것입니다. (당초 이보다 일주일 먼저 미국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잡스의 사망 소식으로 예우 차원에서 연기가 됐죠.)

그때 저도 취재를 위해 홍콩에 있었는데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모인 모습을 보고 구글과 삼성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OS가 탑재된 넥서스는 안면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는데 솔직히 정말 신기했습니다.

애플 '안방'에서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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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갤럭시 넥서스가 미국에서 악재를 만났습니다. 애플이 낸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이 오늘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지금 미국 가게에 진열돼 있는 것들은 상관없지만 새로 들여오는 제품들은 판매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단, 나중에 법원 판결이 바뀌어 삼성전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애플이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법원에 내고 나서야 시행될 수 있습니다.

본안 소송이 아니라 가처분 소송이기도 하고, 또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 중에 한 건에 불과하지만, 4일 전에 '갤럭시 탭 10.1'이 먼저 판매 금지를 당했던 터라 삼성 측에서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죠. 얼마전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에서 삼성 측의 손을 들어줬는데 애플의 안방인 미국 법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이죠.

삼성 측에서는 "크게 신경쓸 것 아니다", "매출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만 미국 내에서 해당 제품들을 판매하지 못하는건데, 우선 '갤럭시탭 10.1'은 이미 1년여 전에 나온 구 모델인데다가, 이후 갤럭시탭 7.7과 8.9, 갤럭시탭2 등의 신제품이 연이어 출시됐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얘기하지는 않지만 갤럭시 넥서스 또한 갤럭시S 시리즈 같은 주력 제품들에 비해서는 매출이 크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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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결정에서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특허를 침해했다고 법원이 인정한 부분입니다. 지금까지의 특허 소송의 양상을 들어보면 삼성은 통화와 데이터 등 하드웨어와 관련된 표준 기술을 무기로 애플에 소송을 걸고 있고, 반면 애플은 디자인과 사용자환경 등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갤탭과 관련된 소송에선 디자인이 문제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좀 양상이 다릅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삼성 측은 구글과 관련된 특허가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세히 내용을 살펴보면요, 안드로이드 폰의 애플리케이션을 보시면 'g'라는 아이콘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안에 있는 것들을 함께 검색할 수 있는 아이콘입니다. 여기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인터넷 검색 단어, 어플리케이션이 검색되는 것과 함께 검색어가 포함된 전화번호까지 나오게 됩니다. 삼성의 설명대로라면 통합 검색이라고 하는 기능인데, 이게 바로 애플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콘은 비단 넥서스뿐만이 아니라 갤럭시S 시리즈와 다른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도 모두 탑재돼 있는 기능입니다. 따라서 IT 전문가들은 앞으로 본안 소송 등에서 애플이 계속 이긴다면, 삼성의 다른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들도 비슷한 소송에 휘말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또한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쉽게 빠져나가는 방법은 문제가 된 아이콘이나 기능을 아예 삭제해 버리는 것인데요, 하지만 최강 검색 기업인 구글의 자존심에 금이 갈 수 밖에 없는 일이겠지요. 이 때문에 구글은 삼성과 함께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구글까지 끼어들게 된 삼성과 애플의 끝이 보이지 않는 특허 전쟁이 과연 어떻게 끝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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