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밤 전기충격기가 '번쩍'…떼죽음 당한 건

불법 포획으로 천연기념물까지 큰 피해

<앵커>

깊은 밤, 강가에서 전기 충격기를 이용해 민물고기를 불법 포획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수천 볼트의 전기를 흘려서 민물고기를 싹쓸이해 가는 건데, 천연기념물까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G1 강원민방, 조기현 기자입니다.



<기자>

자정 무렵, 강원도 원주의 섬강 하류.

보트 1대가 어둠 속에서 물 위에 조명을 비추면서 뭔가를 열심히 찾습니다.

순간 장대 끝에서 불빛이 번쩍하더니, 이내 뜰채로 물 위에 떠오른 물고기를 건져 올립니다.

전기 충격기로 물고기를 싹쓸이하는 전문 배터리꾼입니다.

남한강 상류에서도 전기충격기를 이용한 불법 포획 현장이 포착됐습니다.

강줄기를 따라 5시간 정도 전기충격기로 물고기를 잡은 뒤 경기도의 한 수산업체로 실어 나릅니다.

[불법 배터리꾼 : 금어기간에도 나가요. (금어기는 끝났잖아요?) 그 기간에도 다 해. 그냥 다들. (그럼 한번에 얼마나 잡으세요?) 드럼통으로 한가득 잡을 수 있고.]

수조엔 쏘가리와 뱀장어는 물론이고 어린 치어들도 수두룩합니다.

잡을 수 없는 천연기념물 제190호 황쏘가리도 눈에 띕니다.

[전문 배터리꾼 : 이거(황쏘가리)는 파는 게 아니에요. 가지고 오면 방류하고 과학 연구소로 들어간다고. (과학 연구소요?) 생물 민물고기 연구소.]

배터리 꾼들이 사용하는 전기 충격기는 평균 2천 볼트.

실험 결과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쏘가리와 붕어 등에 1천500 볼트의 전기 충격을 수 초간 줬더니 물고기는 순식간에 폐사했습니다.

기절했다 깨어난 물고기는 생식소가 파괴돼 번식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재석/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 교수 : 결국은 다음 세대에 더 이상 산란 행동을 못하고 결국 하천 생태계의 개체군이 감소되죠.]

전문 배터리꾼들의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물고기의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G1 원종찬, 심덕헌)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