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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커피공화국 대한민국…지난해 커피 수입 사상 최대

[취재파일] 커피공화국 대한민국…지난해 커피 수입 사상 최대
몇 달 전,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다니며 ‘커피 여행’을 하는 윈터라는 외국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14년 째 전 세계 커피 전문점을 둘러보며 커피 맛을 보고 매장 분위기 등을 살피는 사람이었는데 이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엄청난 커피 전문점 숫자와 대형 매장 중심의 규모를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 기억납니다.

요즘 거리를 보면 자고 나면 커피전문점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무슨 가게가 새로 문을 열었다 하면 커피 전문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등 상위 10개 커피전문점의 매장 숫자만 2천 5백 개입니다. 서울시 인구 천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4천 명에 1개 꼴로 커피 전문점이 있는 셈입니다. 중소 커피전문점과 다방 숫자까지 합치면 아마 훨씬 많을 겁니다.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도 5년 만에 3배 이상 커져 1조 3천810억 원이나 됩니다.

관세청의 최근 커피 수입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커피 공화국인지를 실감할 수 있는데 커피 수입 규모가 최근 5년 동안 급증했습니다. 2007년 2억3천만 달러였던 커피 수입액은 2011년에는 7억 천7백만 달러로 210.7%나 늘었습니다. 사상 최대 액수입니다. 수입된 커피 양도 5년 동안 44% 증가해서 이 물량을 20세 이상 성인 한 명 인구로 나눠봤더니 1년 동안 마시는 커피 소비량이 평균 338잔이나 됐습니다. 2009년 약간 감소세로 돌아섰다가 2010년 처음으로 평균 300잔을 넘더니 지난해는 평균 30잔 이상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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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주된 소비층인 젊은 층이 고급 원두 커피를 선호하면서 수입 비중은 원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인스턴트 커피 등에 사용되는 생두는 감소세를 나타냈습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 제조기용 캡슐커피 수요 증가로 커피 조제품 수입 비중도 2배나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커피 1잔에 들어가는 원두 가격은 얼마나 될까요?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에 보통 10그램의 수입 원두가 들어가는데, 세전 가격을 따져봤더니 123원이었습니다. 커피 전문점에서는 여기에 관세 8%와 유통마진, 매장 임대료 등을 합쳐서 판매 가격을 정하는데 대략 아메리카노 가격이 4천 원 안팎이니까 수입 원두 가격보다 32배나 비싼 셈입니다. 커피 열풍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커피 가격 거품을 갖고 있다고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는 어려운데 대형 커피 전문점에서 가격 인상을 하다 보니 원두 커피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도 변화 조짐이 있습니다. 집이나 직장에서 커피 제조기로 원두커피를 내려 마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 한 대형마트 소형 가전 매출에서 커피 제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0.6%에서 2011년 15%로 크게 늘었습니다. 또 편의점에서 내놓는 천 원대 커피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호주머니 사정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는데 커피 가격은 오르다보니 부담스러워 졌기 때문일 겁니다.

관심은 이런 소비자들의 커피 소비 변화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그래서 커피 전문점의 가격 거품을 뺄 수 있을지입니다. 소비자들의 힘이 어떻게 발휘될지가 앞으로 커피 시장을 들여다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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