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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타는 경기북부…거북등 논 물대도 하루면 말라

5∼6월 강수량 평년 1/5…15㏊ 모내기 못하고 저수율 30%<br>아직 피해는 적지만 농민 '전전긍긍'…30일 비 소식 '기대'

목타는 경기북부…거북등 논 물대도 하루면 말라
"물을 대도 대도 다음 날이면 다 말라버립니다."

104년만에 찾아 온 최악의 가뭄에, 30도를 넘나드는 때 이른 불볕더위까지 더해져 경기북부지역 농심이 바싹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이원기(54)씨 논.

군(軍) 부대 살수차 2대가 연신 물을 대고 있었다.

논바닥은 순식간에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였다.

거북 등처럼 갈라져 흙먼지만 날리던 논바닥은 이내 촉촉해졌다.

그러나 이 씨는 걱정은 태산이다.

전날에도 살수차 12대로 작은 수영장 하나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 물을 뿌렸지만 하루 만에 다시 메마른 땅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지난 22일에야 모내기를 마쳤다.

예년 같으면 5월 중에 해야 했지만 한달가량 늦게 겨우겨우 모내기를 끝낸 것이다.

그러다 보니 7월이 코 앞인데도 벼 키가 겨우 한 뼘에 불과하다.

이 씨는 "38년째 농사를 짓고 있지만 이렇게 지독한 가뭄은 처음"이라며 "주변엔 아직 모내기 못한 농가도 많다. 올해 수확량은 아마 크게 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 가뭄 상황실에 따르면 5월1일부터 6월26일까지 경기지역 강수량은 24.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지난해 98.3㎜, 평년 136.6㎜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은 30.7%다.

전일 대비 1.3%씩 줄어들고 있다.

예년 같으면 장마를 앞두고 오히려 방류를 통해 저수율 70%대를 유지하기 위해 고심할 때지만 생명줄인 저수지 물이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포천 산정호수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거북등처럼 갈라졌다.

파주 직천저수지는 중심부만 물이 남아 있을뿐 대부분 말라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산정호수 주변 상인들은 "올해가 10년에 한번씩 준설하는 해로 일부러 물을 빼기도 했지만 온전히 바닥이 드러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임진강과 한탄강 등 경기북부지역 강줄기도 마찬가지다.

평소 수위 2~3m를 유지하던 임진강은 비룡대교 -0.09m, 통일대교 -0.32m 등으로 표고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다.

포천지역 한탄강도 수위가 0.5m대에 불과하다.

수리시설이 많이 늘어나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피해가 속출하며 점차 확산되고 있다.

경기지역 논 9만1463㏊ 중 239㏊(0.2%)는 물이 말랐다.

15㏊는 물이 없어 아예 모내기도 못했다.

밭 면적 6만 920㏊ 중 166㏊(0.2%)에서 콩, 고구마, 옥수수 등 작물이 시들어 사실상 상품 가치가 없어졌다.

임진강 등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온이 올라가고 악취까지 풍겨 내수면 어민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성수기인 래프팅은 직격탄을 맞았다.

포천시 시설관리공단이 한탄강에서 운영하는 래프팅 시설은 5일째 개점휴업이다.

영북면 일대 6.5㎞에 보트 100대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여울 수심이 겨우 발목 정도여서 배 띄우는 것을 포기했다.

물을 가둬놓은 출발 지점도 평소 수심이 2m 정도지만 현재 70㎝에 불과하다.

공단은 어쩔수 없이 지난 22일부터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정봉섭 레저휴양팀장은 "지난해에는 폭우로 보트 등 장비 8천만원어치가 유실됐는데 올해는 가뭄으로 래프팅 관광객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부대, 소방서, 농협 등에서 3013명과 장비 1841대를 동원해 비상 급수에 나서고 있지만 갈증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해당 자치단체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예산을 편성해 관정 개발에 나섰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26일 화성지역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같은 날 파주지역을 각각 방문해 가뭄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대책을 지시했다.

다행히 30일 비 소식이 있다.

아직 양을 가늠하기에는 이르지만 비교적 많은 비가 올 것으로 기상대는 내다보고 있다 문산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가뭄이 완전히 해결될 양은 아니지만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정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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