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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일본 '무덤 친구' 신조어 등장

고독사를 걱정하는 일본인

[취재파일] 일본 '무덤 친구' 신조어 등장
도쿄 외곽 후추시의 한 공원 묘지 한편에 독신 여성 전용 묘지가 있습니다. 대리석과 꽃으로 잘 꾸며진 묘지 중앙에는 3백 명의 유골을 합장할 수 있는 원통형 시설이 마련돼 있는데 이 묘지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은 바로 독신 여성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성단체가 운영하는 이 묘지는 죽어서도 혼자이고 싶지 않다거나 자신의 사후에 묘지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독신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이미 사전 예약이 끝났다고 합니다.

이미 돌아가신 20여 분의 이름 옆에는 태어난 날과 돌아가신 날이 적혀 있는데 나머지 이름 옆에는 태어난 날만 기록돼 있더군요. 이 묘지의 이용 가격은 우리돈 3백50만 원 정도로 다른 일반 묘지의 5, 6분의 1 정도로 저렴하기도 합니다. 이 묘지를 위탁 관리하고 있는 다카다씨는 대부분 사후에 의지할 가족이 없는 경우이고 살아있는 동안에 자신의 묘지를 준비해 두고 미리 대비하기를 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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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히가시무라야마에 위치한 코다히라 공원묘지에서는 도쿄도가 오는 10월 개장을 목표로 대규모 수목장을 준비 중입니다. 나무를 심고 그 주변에 구덩이를 파서 유골을 합장하는 형태의 이 수목장에는 4백 명을 안장할 수 있는 납골 공동묘 27개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이 수목장 한 곳에만 만여 명의 유골이 함께 안장되는 셈입니다.

도쿄도가 홀로 사는 노인이나 의지할 곳 없는 노부부 등을 위해 처음으로 만든 시설인데 도쿄 도내에만 이런 시설 8곳이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묘지를 예약한 사람들은 이 수목장에 1년에 한 번씩 모여 친목을 다지는 행사도 가질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일본에서는 이런 관계를 '하카토모', 즉 '무덤 친구'라고 부릅니다.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미리 친분을 쌓고 무덤도 나누어 쓰는 이런 관계를 뜻하는 신조어로 새로운 의미의 친구가 되는 것이죠.

올해 초 일본 노인들의 실태를 취재하면서 한 일본인 노부부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자녀를 두지 않았고 남편도 이미 은퇴해서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경우였는데요, 젊을 적 사진첩을 보여줄 수 있냐고 묻자 거실에 걸려 있는 몇 장의 사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버렸다고 하더군요. 자녀도 없고 가까운 친척도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죽은 후에는 이 사진들을 누가 볼까하는 생각으로 남편과 상의 하에 모두 버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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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썩 좋지 않더군요. 이 노부부의 경우 자신들의 재산 목록과 유언 등을 노트에 자세히 적어 두었고 또 사후에 모든 재산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도록 해 놓았더군요. 또 자신들의 유골은 미리 정해 놓은 공원 묘지의 나무 밑에 뿌려달라며 한 시민단체의 수목장 모임에 가입을 해 둔 상태였습니다. 이 모임에 참석해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도 다진다고 하더군요.

어디가 특별히 아픈 것도 아닌데 미리 죽음을 대비하고 이런 저런 준비를 해 나가는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 낯설기까지 했습니다. 이 부부의 사례가 일본에선 특별한 경우가 아닙니다. 준비성이 철저한 일본 국민성에서 비롯됐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일본 내에서 고독한 죽음을 맞는 사례가 그만큼 적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최근 조사 결과 65세 일본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은 혼자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평생 동안 결혼을 하지 않는 일본인도 남성의 20%, 여성의 10%가 넘는다고 합니다. '고독한 죽음'이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일본, 이런 일본과 거의 마찬가지로 급속한 핵가족, 고령화 사회를 맞은 우리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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