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속 혜택도 적지 않다. 의원들은 입법활동 지원 경비와 사무실 지원금으로 연간 6000만 원 가량을 받는다. 차량 유류비 110만 원과 별도로 매월 36만 원의 유지비도 지급된다. 만약 상임위장이라면 이보다 많은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의원실 업무용 택시비도 연간 100만 원 내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또 각종 야·특근비 식대 명목으로 연간 600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전화요금과 우편요금까지 월 90만 원가량 지원된다. 예전보다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열차 이용도 연간 450만 원 정도 요금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일부에 잘못 알려진 것과 달리 비행기의 경우 별도 지원은 없다. 자기 돈으로 타야 하다보니 의원 대부분이 비싼 비즈니스석 대신 요금이 저렴한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다만 항공사에서 좌석 배정 때 일반 승객보다 좀 더 빨리 내릴 수 있는 이른바 '로열석'을 챙겨주는 의전(?)은 남아있다. 물론 공항 귀빈실 이용도 가능하다.
◈ 국회의원 숨은 특혜는?
이렇게 눈에 띄는 것과 달리 일반 국민이 잘 모르는 숨은 특권도 있다. 대표적인 게 겸직 특례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직업 특성 상 다른 영리 업무에 종사할 수 없는 공무원과 달리 국회의원들은 속칭 '투잡'이 가능하다.
일반 국가공무원은 아래 법의 적용을 받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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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조(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 ①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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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자기들이 만든 아래 법에 따라 규제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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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조(겸직) ① 의원은 정치활동 또는 겸직을 금지하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직을 제외한 다른 직을 겸할 수 있다. <개정 1994.6.28, 2003.2.4, 2004.12.31, 2005.7.28, 2007.12.14>
1. 「국가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지방공무원. 다만, 「국가공무원법」 제3조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정치운동이 허용되는 공무원은 제외한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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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따지고 보면 경비 몇 푼 지원 받는 것보다 겸직 같은 이런 숨은 특권이 더 문제다. 대표적인 게 변호사다. 의원직을 갖고도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각종 고문료, 수임료 명목으로 수입을 챙겨왔다는 게 여의도 주변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일부는 거액을 챙겨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8대 국회의 경우 한 의원은 변호사 수임료 등으로 6억 원 넘는 돈을 벌었고, 다른 변호사 출신 의원도 8억 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는 얘기가 있다. 또 자신이 있는 상임위 관련 소송을 싹쓸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교수들도 변호사 못지않은 '특권층'으로 꼽힌다. 상당수 교수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학교를 장기휴직한 상태에서 활동하다 이후 낙선하면 대학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폴리페서'란 비판을 받아도 그 때뿐이다. 대학에서도 전직 의원 출신 교수가 나쁠 리 없다.
국회의원직에 충실하지 않고 한눈을 파는 것도 문제지만 영리 목적의 일을 겸직할 경우 어떤 형식으로든 의원직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옛날 한 기자가 거액의 공천 헌금을 했다는 의원에게 거금을 들여 의원직에 나선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답은 의외로 명확했다. 사업하면서 공공기관 상대하는데 돈 안 써도 되고 단속 관청 잔소리 안 들어도 되고 폭넓은 정보 얻을 수 있어 좋고 대접 받아 좋고... 등등이었다.
◈ 여야, 특권포기도 '경쟁'
그런데 최근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누려왔던 특권들을 정치권에서 스스로 내놓겠다고 난리다.
먼저 들고 나온 쪽은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자 총선 공약임을 앞세워 '국회의원 특권포기' 6대 쇄신안 실행에 나섰다. 6대 쇄신안은 ▲불체포 특권 포기 ▲의원 연금제도 개선 ▲국회의원 겸직 금지 ▲무노동 무임금 적용 ▲윤리특위기능 강화 ▲국회폭력 처벌 강화 등이다.
특히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면서 국회가 공전하자 법정 개원일을 지키지 못했다며 한달치 세비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 '무노동 무임금' 문제를 놓고 '지역구 활동이나 정책활동은 노동이 아니냐', '원구성 협상 지연은 지도부 책임 아니냐' 등등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대로 관철시켰다.
민주통합당도 이에 질세라 국회의원 특권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의원 연금제도 개선과 겸직금지, 면책특권·불체포특권 남용 방지 등으로 큰 틀에서 새누리당의 특권 폐지 방안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검토는 민주통합당만 제시했다. 발표의 선후만 있을 뿐 여야 모두 공히 준비해오던 사안이다.
◈ 특권 포기 경쟁, 왜?
여야의 이런 경쟁은 보기 드문 현상이다. 밥그릇 챙기기에는 언제나 보조를 맞춰온 정치권이고 보면 일견 신선한 감도 없지 않다. 하지만 갑자기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제안을 들고 나왔을까? 질문 속에 답이 있다. 바로 '지금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선이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자 여야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내 경선 과정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본선 경쟁을 생각해 표에 도움이 되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있다. 총선 공약 이행을 외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표심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권 포기는 더더욱 그렇다.
'울며 겨자 먹기'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고 해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의원들 입장에서는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만 정권을 놓고 벌이는 거대 진영 간 다툼 앞에 의원들의 소소한 불만은 끼어들 틈이 없다.
어떤 정당에서는 의원 연금제도 개선 문제를 놓고 공무원 연금이나 공제회 형태로의 전환이 검토 방안으로 거론됐지만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그런 논의가 꼼수로 비칠 수 있다며 아예 전면 폐기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당직자는 새로운 연금 제도는 대선 이후에나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좋은 의도가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하고 좋지 않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물론 반대도 있다. 이번 특권 포기 경쟁이 어떤 의도로 어떤 결과를 나을지 지켜보자. 답은 대선 이후에나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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