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 10도 무더위…소금 1.4kg 섭취 충격

[취재파일] 10도 무더위…소금 1.4kg 섭취 충격
이상 고온 벌써 두 달 째 

예년보다 3~4도 더 높은 이상 고온 현상이 벌써 두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한반도에 104년 만에 찾아오는 무더위고, 평년의 6% 정도의 강수량을 보이는 극심한 가뭄입니다. 이런 고온 가뭄 현상이 계속되다보니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의 가로수들이 햇볕에 타들어 가고 있고, 한강 상류에 있는 파로호, 충주호, 소양호는 이미 수위가 크게 내려가서 수생식물들이 다 드러나 말라 죽어 있습니다. 또 닭이나 젖소 같은 가축들도 영향을 받아서 달걀이나 우유 생산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사람도 생명체라 이런 더위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무더위  질병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으니 주의해달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 지역에 이렇게 두 달 가까이 고온 가뭄이 이어지는 것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4월 하순부터 중앙아시아 지역을 덮고 있던 눈이 빨리 녹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분석 결과입니다. 눈은 태양빛을 반사시켜서 열을 차단하는데 눈이 녹으면 태양열이 그대로 대지에 흡수되어서 대지가 급격하게 뜨거워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는 이달 말까지 이런 고온 가뭄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합니다.

더위를 얼마나 먹었는지 피검사로 알 수 있나?

더위는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어떻게, 어떤 기전으로 건강을 해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 의뢰해서 실험을 해봤습니다. 20대의 건강한 남녀 두 명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피를 뽑아서 혈액의 여러 수치들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분들을 30도가 넘는 더위에 세 시간 동안 있게 한 뒤에 몸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다시 한 번 검사했습니다.

적외선 체열측정기로 측정해보니까 체온이 1도 정도 높아졌습니다.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그런데 체온의 변화뿐만 아니라 혈액 속의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혈액 속에는 지금 심혈관이 얼마나 부담을 받고 있는지를 나타내주는 BNP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간단히 심혈관 부담지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심혈관 부담지수가 더위에 세 시간 노출된 후 6%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CRP라는 염증반응 지수도 6% 증가했습니다. 염증반응 지수는 말 그대로 몸 속에 염증반응이 생겼을 때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리거나 상처 부위에 감염이 있을 때 염증 반응 지수인 CRP는 높아집니다. 그러니까 더위에 노출되면 심혈관이 받는 부담이 늘어나고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겁니다. 

이번 실험은 만성 질환자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어서 20대의 젊고 건강한 사람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만성 질환자들이 더위에 노출됐을 때 어떤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는지 실제로 조사해 봤습니다. 무더위가 찾아오면 심혈관 질환자나 당뇨병, 그리고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의 사망위험도가 높아지는데, 그 동안 그 기전이 잘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 기전을 밝히려고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심혈관 질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겁니다.

그 결과 더위에 노출되면 심혈관이 부담을 받게 되고, 몸 안에 감기 걸린 것처럼 염증반응이 생긴다는 걸 알아낸 겁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지난 5월 국제 논문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온도 변화에 따른 심장의 부담 정도도 계산했는데, 평소보다 10도 정도 기온이 상승하면 나트륨 천 4백 그램을 한꺼번에 먹었을 때와 같은 정도의 심혈관 부담이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지

예상을 뛰어넘는 이상 기온…더 위험하다

일정 온도 이상의 더위 자체도 문제지만 몸이 예상하는 더위보다 더 더운 더위는 더 해롭습니다. 이 사실은 올해 4월 처음 밝혀졌습니다. 이것도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밝혀낸 겁니다. 최근 20여 년 동안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 기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올 3월, 4월은 예년보다 무척 추웠습니다.

이렇게 지구의 기온이 들쑥날쑥해지는 일이 잦아지니까 의학자들이 이런 들쑥날쑥한 기온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해봤는데, 그 결과가 올해 4월에 나온 겁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이 370만 명을 대상으로 1986년부터 2006년까지 20년 간을 추적 관찰했습니다. 엄청난 인력과 돈이 드는 블록버스터급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이상 기온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기온의 변동 폭으로 계산합니다. 기온의 변동 폭이 크면 그만큼 기온이 들쑥날쑥하다는 이야기고 평년 기온을 벗어나는 이상 기온인 날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평년 기온이라는 것은 과거 30년 동안의 평균 기온을 말합니다.

그런데 더위의 변동 폭이 평균 변동 폭보다 1도 증가할 때마다, 구체적으로 6월에서 8월까지 3개월 동안의 여름 날씨가 예년보다 1도 정도 들쑥날쑥할 때마다 심장병환자의 사망 위험도는 5.7% 증가하고 심근경색환자의 사망 위험도는 9.5%, 그리고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도는 9.8%, 만성폐쇄성 폐질환의 사망 위험도는 7.8%나 높아졌습니다. 특히 이런 특징은 74세 이상의 고령 만성 질환자들에게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연구팀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더위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우리 몸이 기억하고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더 위가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예상범위의 더위는 우리 몸이 어느 정도 적응 할 수 있는데, 그 범위를 넘어서면 새로운 적응력이 몸에서 생겨야 하고, 이 새로운 적응력을 만드는 것이 74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더 어렵다."

이번 연구는 20년 간 진행했는데, 여름철만 한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했습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기온 변동 폭의 증가가 질병의 사망위험도까지 높이지는 못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팀은 이렇다할 설명을 내놓는 못했습니다. 다만 이상 추위보다는 이상 더위가 더 해롭다는 것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으로 약을 드시는 어르신분들은 이상 더위 때는 더 주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