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일상서 역사를 읽다' 흑백사진 명작 한국 상륙

<앵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작은 개인의 일상에서 포착할 수는 없을까. 격동의 20세기를 한 남자의 몸짓에서, 소녀가 든 꽃 한송이에서 읽어낸 흑백사진의 명작들이 사진 애호가들을 찾아왔습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비가 그친 뒤 중절모를 쓴 남자가 고여있는 물웅덩이를 넘으려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절묘한 순간.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과연 이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

사진 속엔 배경의 조형미와 인물의 역동성, 더불어 상상력까지 담겼습니다.

높이 3백 미터의 에펠탑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한 남자는 벗겨진 페인트를 다시 칠하는 젊은 페인트공입니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변변한 안전장치도 없이 일하는 페인트공이지만 마치 꿈을 꾸는 듯한 표정입니다.

1950년대 프랑스 젊은 노동자의 모습을 담은 마크 리부의 이 사진은 유명 시사 화보 잡지 라이프에도 실렸습니다. 

브레송과 리부는 현대 사진의 역사를 시작한 사진가로 꼽힙니다.

특히,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보도 사진 작가 모임 매그넘을 조직하고 이끌었습니다.

당시 왕래가 어려웠던 중국에 들어가 중국 서민들의 모습을 찍었고, 일촉즉발 반전 시위 현장에서 총과 꽃의 대비되는 모습을 담아 세상에 알리는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필름으로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이기명/한국매그넘에이전트 대표 : 시대적인 이야기,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거죠. 사진가는 사진을 찍음으로서 소통을 하고자 했다는 거죠.]

빨리 찍고, 빨리 버리는 디지털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이 거장들의 아날로그 흑백사진이 따스함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김세경·공진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