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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도시 숲, 열섬현상 낮춘다

[취재파일] 도시 숲, 열섬현상 낮춘다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원한 나무 그늘을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실제로 서울숲과 양재 시민의 숲처럼 도시에 조성된 도시 숲은 열섬현상을 완화한다고 합니다.

나무는 생육을 위해 뿌리로 물을 빨아들인 뒤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물을 증발시키는 증산 작용을 합니다. 그런데 이때 주변의 열까지 함께 빼앗아 가는 겁니다. 우리가 한창 더울 때 마당에 찬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립니다. 또, 숲은 그늘을 만들어 직사광선을 막아주고 바람 길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체감 온도를 떨어뜨리는 기능을 합니다. 게다가 같은 기온이라고 하더라고 심리적으로 시원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이른바 쉐도우 이펙트(그림자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시 숲이 어느 정도 기온을 낮춰줄까요? 산림과학원과 함께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숲과 그 주변 도로의 온도를 분당 간격으로 측정했습니다. 숲과 도로의 거리는 채 300미터도 안 됐지만, 서울숲 쪽의 평균 기온이 도로 쪽보다 0.5도 이상 낮았습니다. 특히, 서울숲은 온도 변화가 완만한 데 비해, 도로 쪽은 숲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받아 온도 변화가 들쭉날쭉했습니다. 숲에서 멀어질수록 기온이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산림청은 잘 조성된 도시 숲이 여름철 최고 기온을 3도에서 최대 7도까지 낮춰준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한 연구 결과에서도 10만 제곱미터 이상의 숲은 나무가 전혀 없는 도심과 비교해 온도가 7도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도시 숲은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분진의 70~90%를 감소시키고, 차량 소음을 80%가량 줄여줍니다. 주변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홍수, 산사태 피해를 줄여주는 숲의 본래 역할에 더한 도시 숲의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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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도시 숲의 기능은 대구시의 사례에서 잘 드러납니다. 대구는 분지지역이어서 예로부터 여름에 가장 더운 도시로 이름나 있었는데요, 지난 1996년부터 시내에 천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도심 녹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여름철 도시 전체 기온이 30년 전보다 평균 1.2도 정도 낮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다른 도시들이 온난화의 영향으로 1~2도가량 기온이 올라간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결괍니다.

온난화 등 이상 기후로 인해 도시 숲의 중요성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도시 숲 조성에 나서는 지자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성된 도시 숲은 모두 천 984곳으로 전체 면적은 천 888헥타르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는 국토 면적의 0.5%에 불과합니다. 1인당 도시 숲 면적도 7.76제곱미터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은 9제곱미터의 86%에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서울 시민 한 명당 도시 숲 면적은 4.5제곱미터로, 23제곱미터인 뉴욕이나 27제곱미터인 런던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산림청은 오는 2017년까지 1인당 도시 숲 면적을 10제곱미터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자투리땅과 유휴지 등을 활용해 200여 곳에 287헥타르의 도시 숲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도시 숲이 늘어나면서 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도심에 조성된 대규모 숲은 물론이고, 학교 숲과 가로수길, 테마공원이나 옥상정원까지... 숲은 우리 주변에서 새롭지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와 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처가 돼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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