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참맛' 음반에 담아 또 다른 한류 꿈꾼다

<앵커>

국악은 우리 음악이지만 국악의 참 맛을 제대로 느껴본 사람 많지 않습니다. 국악인의 사진을 찍던 한 사진작가가 살아있는 우리 국악을 음반에 담아 국악 한류를 꿈꾸고 있습니다.

권 란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지리산과 덕유산 사이 파묻힌 경남 함양의 정자 거연정에서 청아한 음이 울려 퍼집니다.

20대 연주가 이필기 씨의 대금산조 녹음 현장입니다.

대금 소리가 물소리, 바람 소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150년 된 한옥 안채에서도 녹음이 이어집니다.

에어컨 같은 인위적인 소리는 모두 차단하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 풀벌레 소리는 막지 않습니다.

김영일 씨는 10년 가까이 국악을 한옥과 자연 속에서 녹음해오고 있습니다.

[김영일/한옥 녹음 국악 앨범 기획 : 필요로 하는 소리 외에는 다 잡음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 고정관념만 버리면 정말 자연스러운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가로 활동했던 김 씨는 10여 년 전 국악인의 사진을 찍다가 국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살아 있는 국악의 소리를 담아 음반을 냈습니다.

[이게 무척 소중한 것이구나. 그런데 놀란 것은 이 소중한 것을 아무도 담지 않고 있었다는 거죠.]

지금까지 60여 종의 앨범이 나왔지만, 1년에 많아 봤자 20장 팔리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국악 음반 작업을 계속했고 그 결실로 지난해 미국 그래미상 위원회에서 김 씨가 만든 국악 음반의 가치를 인정해 후보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이를 발판으로 국악의 한류도 만들어보겠다는 계획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음악을 알고 그 좋은 음악을 우리가 알고 또 세상 밖으로 알리는 일, 그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고 죽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이원식·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