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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돌아온 '서울 제비'…개체 수 줄어들어

<앵커>

저도 어려서는 여름마다 제비가 둥지를 트는 모습을 보고 컸는데, 요즘은 참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서울에선 지난 4년 동안 한 번도 공식 관찰된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이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람들의 눈길이 한 곳을 향합니다.

[김복순/서울 용산동 : 오매나 뭔일 났대. 나 처음 봤어요. 진짜 못 봤어요.]

서울 용산에 여름 철새 제비가 나타났습니다.

4월 하순이 되면 찾아와 여름을 보내고 10월 초에 동남아시아로 돌아가는 게 제비의 행로입니다.

[이의석/주변 상인 : 한 번 와서 새끼를 낳고 가면 또 알고 오는 것 같아요. 새끼가 아니까 그렇게 찾아오지요.]

근처에 잠자리나 나방과 같은 먹잇감이 비교적 풍부한 이곳엔 올해도 어김없이 한 쌍의 제비 부부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다섯 개의 알을 낳았습니다.

[남궁대식/한국조류보호협회 사무총장 : 제비집으로부터 한 2~3km 내에 (공원이) 있기 때문에 새들이 이쪽에서 먹이사슬을 용이하게 공급받을 수 있고.]

제비는 페인트칠을 한 아파트가 도심에 들어서면서 둥지를 지을 공간을 잃어버렸고, 농약 사용으로 먹잇감이 줄면서 이젠 농촌에서마저 귀해졌습니다.

서울에선 공식적으로 4년 동안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이 서울기상관측소인데, 바로 이곳에서 제비의 모습이 확인돼야 서울지역에 제비가 공식적으로 관측됐다고 인정됩니다.

전문가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육안으로 제비의 비행을 확인하는데, 2007년 10월 관측된 게 마지막입니다.

[김찬술/서울기상관측소 주무관 : 기상 자료의 연속성이란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쪽에서 계속 관측을 해오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전국 120곳의 제비 숫자를 확인했더니 10년 사이 개체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흥부전에 등장하는 한반도의 흔한 철새였지만 이제 서울시가 보호야생동물로 지정한 제비.

이런 추세라면 우리 아이들은 조류도감을 봐야만 제비의 생김새를 확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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