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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줄' 지켜라…종이 한 장도 보안, 어떻게?

첨단기술 보안 전쟁

<앵커>

막대한 노력과 돈을 투자해 개발한 첨단 기술, 해당 기업에게 생명줄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 기술을 빼내는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이를 막으려는 기업들의 보안 기술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보안 전쟁, 박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이천의 한 반도체 연구소.

직원이 검색대를 빠져나오자 느닷없이 경보음이 울립니다. 

[보안요원 : 서류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직원이 가진 건 달랑 종이 한 장뿐.

이 회사는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특수 처리된 보안 용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 용지는 일반 사무용지와 달리 종이 속에 철심을 넣어 검색대를 지나면 소리가 나게 됩니다.

서울 가산동의 한 전자회사 연구소.

[혹시 저장매체 가지고 계신 것 있으세요? 신청서 하나 작성해주시면 되시고요.]

저장매체로 활용될 수 있는 전자기기는 반입이 일체 금지돼 있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는 스티커로 봉인해야 합니다.

몰래 떼었다 붙여도 흔적이 남는 특수 스티커입니다.

X레이 검색대 통과 등 항공기 탑승에 준하는 보안 검사는 필수입니다.

이렇게 보안 대책이 첨단화되는 건 기술 유출 수법이 그만큼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귀와 눈을 대신해 도청이나 원격 카메라 장치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남형종/도청 감지업체 관계자 : 도청기 몰래카메라든지 전파를 쓰기 때문에 스펙트럼 분석 장비에 보이도록 돼 있습니다.]

실제로 도청기가 작동하지 않으면 분석 장비엔 아무런 표시가 없지만 도청기가 작동을 시작하면 전파가 나타납니다.

적외선을 이용해 사무실에 숨겨진 카메라를 찾아내는 장비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전자회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의 한 대형 빌딩 보안 업체는 도청 탐지팀을 따로 만들어 건물 안 도청시설 탐지는 물론, 입주사 임원 차량까지 도청장치 감지 작업을 벌입니다.

[박영민/빌딩 보안업체 관계자 : 보안을 요하는 회사들이 많이 입주해 도감청 서비스 제공하고 있고, 공용회의실은 여러 회사들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도감청 탐지 서비스를 더 자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발생한 기술 유출 사건은 모두 204건. 피해 금액만 수조 원에 달합니다.

단순히 기업 차원의 손실을 넘어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 유출, 기업들이 보안 전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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