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이후 구제역 차단을 위해 가축을 매몰한 지역에 상수도시설을 설치하면서 과도한 예산을 집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가축매몰지 사후관리와 토양ㆍ지하수 환경관리의 적정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2010∼2011년 구제역 바이러스 전염 차단을 위해 소ㆍ돼지를 파묻은 지역에 일률적으로 상수도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재정 투입의 비효율성을 드러냈다.
주민 23만 3천명에게 물을 공급하려고 총사업비 6천411억 원(국고 4천428억 원 포함)을 들여 상수도관을 설치했다.
급수인구 1인당 약 275만 원이 소요된 셈이다.
상수도시설 공사비는 사업 범위가 확대되면서 계속 늘어났다.
1인당 비용이 2010년 12월 240만 원, 2011년 3월 275만 원, 2011년 7월 339만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1인당 사업비가 500만 원을 넘는 구역은 38곳이다.
여기에 들어간 총사업비는 2천142억 원(국고 1천456억 원)에 달한다.
경기 동두천, 강원 춘천ㆍ양양, 충남 천안ㆍ홍성ㆍ예산ㆍ당진 등 11곳은 1인당 사업비가 1천만 원을 넘는다.
충남 아산시 주민 102명에게는 무려 62억 원을 투입했다.
1인당 6천만 원 이상 소요된 것이다.
34명이 거주하는 경북 울진군의 한 마을에는 12억 원을 지원했다.
산속의 한 축산 농가에 물을 공급하려고 수㎞의 상수도관을 설치한 사례도 있었다.
가축 매몰지는 약 5m 깊이로 조성돼 주변 심층 지하수를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막대한 재원을 들여 상수도관을 설치함으로써 국민 혈세를 낭비한 꼴이 됐다.
보고서는 "소규모 주민이 거주하는 매몰지에는 100m 이하의 땅속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활용하는 마을상수도 또는 소규모 급수시설을 제공하면 상수도관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굴착 심도 150m, 취수량 100㎥/일 규모의 지하수를 개발하는 데 약 2천770만원이 소요된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이는 약 300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수량이다.
먹는 물로만 사용하면 1인당 하루 5ℓ씩 2만 명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규모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축 매몰지 상수도시설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상수도 공급이 시의적절하고 타당하다'는 견해는 `마을상수도 등 소규모 급수체계가 적절하다'는 답변과 똑같이 17.9%로 나타났다.
'지하수 수질보전 대책이 더 시급하다'는 응답은 33.3%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적은 급수인구를 대상으로 장거리 상수도관망을 설치하면 t당 투자비가 늘어나 물값 인상 요인이 되므로 심층지하수 이용을 늘리는 게 주민에게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가축 매몰 지역에 무조건 상수도를 공급하는 미봉책에서 벗어나 지역 여건을 고려한 물 공급체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제역 가축 매몰지 상수도시설에 혈세 '펑펑'
사업비 6천411억 원 투입…아산은 1인당 6천만 원꼴<br>국회예산정책처 "싸고 깨끗한 심층지하수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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