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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답답하더니…" 더위가 목숨 위협한다

치명적인 이상고온…"만성질환자 사망률 높아"

<앵커>

예년보다 3,4도 높은 이상고온이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데, 이렇게 더위가 심한 해에는 만성 질환자들의 사망률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찌는 듯한 무더위는 종종 만성 질환자들의 목숨을 위협합니다.

올해 쉰 여섯 살인 이 환자도 두 주전 심근경색 발작을 일으켰는데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이었습니다.

[장경익/56세, 심혈관 질환자 : 한 15분쯤 올라가니까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이상하다 하고 참고 올라갔는데 계속 가슴이….]

그렇다면 더위는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대의 건강한 두 남녀를 섭씨 30도 무더위에 세 시간 동안 있게 한 뒤 신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측정해 봤습니다.

심혈관이 얼마나 부담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혈액 속 BNP 단백질이 6% 증가했습니다.

몸속의 염증 반응 정도를 나타내는 CRP 단백질도 6% 높아졌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와 같습니다.

[박재형/고대안암병원 심장내과 교수 : BNP(심장부담지수)와 CRP(염증반응지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심혈관의  부하가 증가하고 심부전으로 인한 증상이나 입원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기온이 평균보다 10도가량 높아지면 소금 1400g을 한꺼번에 섭취한 것처럼 심혈관에 부담을 줍니다.

특히, 더위가 불규칙적으로 반복될 때가 만성 환자들에겐 더 해롭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이 370만 명을 대상으로 20년간 추적 관찰했는데, 여름철 평균 기온보다 더 더운 날이 많을수록 만성 질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졌습니다.

여름 기온이 평균치보다 1도 높을 때마다 심근경색과 당뇨병의 사망 위험도는 10%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우리 오감이 기억하는 범위보다 더 더울 경우, 만성 질환자들의 건강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는 얘기입니다.

더위에 노출되면 체온이 1도 정도 높아지는데, 얼굴과 손·발처럼 몸의 말단 부위가 두드러집니다.

따라서 머리에 두건을 쓰거나 손·발을 시원하게 하면 체온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실내외 온도 차이를 크게 하지 않으면서 수분과 염분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도 만성 질환자가 무더위에 건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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