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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사당국 수장 반정부 언론인 살해 협박 논란

"비판 기사 쓴 기자 숲으로 끌고가 목 자르겠다 협박"

러시아 수사당국 수장 반정부 언론인 살해 협박 논란
러시아 최고 수사기관 수장이 반정부 성향 신문의 편집부국장을 납치해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이 반정부 성향 신문 '노바야 가제타' 편집부국장인 세르게이 소콜로프의 기사에 불만을 품고 그를 모스크바 인근 숲으로 끌고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이 신문사 편집국장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하루 전 폭로했다.

무라토프 편집국장은 바스트리킨 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검찰과는 별도로 중대사건을 수사하는 최고 수사기관이다.

이에 바스트리킨 위원장은 14일 일간 신문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소콜로프 기자를 숲으로 끌고 가 협박했다는 무라토프 편집국장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신문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허위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바스트리킨은 "바쁜 일 때문에 숲에 가본지가 몇 년이 됐는지 기억도 하지 못한다"며 "아무도 숲으로 데려간 적이 없으며 이는 머리에 염증이 생긴 자들의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노바야 가제타와의 갈등은 소콜로프 기자가 나 뿐만 아니라 목숨을 걸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수사관들을 욕보이는 야비하고 추악한 기사를 썼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무라토프 편집장은 다시 "바스트리킨의 말이 헛소리"라며 "그와 만나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응수했다.

탐사팀 팀장을 겸하고 있는 소콜로프 편집부국장은 앞서 바스트리킨과 여러 관리들이 2010년 11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州)에서 발생한 12명 집단 살해 사건의 범인들을 엄벌하겠다는 약속을 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성 기사들을 썼다.

이달 초 소콜로프는 바스트리킨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기사를 쓴데 대해 사과를 했지만 바스트리킨은 소콜로프가 기사를 통해 사실상 자신을 범죄집단과 공모한 것으로 비난했다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라토프 편집국장은 이후 바스트리킨 위원장의 경호원들이 소콜로프를 모스크바 인근 숲으로 끌고갔으며, 이곳에서 바스트리킨이 소콜로프와 독대하면서 그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소콜로프는 사건 직후 지인들에게 "바스트리킨이 내 머리와 발을 잘라 버리겠다고 위협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야 가제타 측의 주장과 관련 정계 인사들도 바스트리킨 비난에 가세하고 나섰다.

국가두마(하원) 안보위원회 부위원장 알렉산드르 힌슈테인은 "소콜로프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들(바스트리킨과 소콜로프)은 (모스크바 서쪽) 모자이스코예 대로 근처의 숲에 갔었다"고 구체적 장소까지 거명했다.

대통령 인권 문제 담당 특사 블라디미르 루킨도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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