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예방책은 제자리 걸음인데 범죄 수법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동포 억양 때문에 피싱을 쉽게 의심 받자 이젠 우리말에 능숙한 사람을 중국으로 데려가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45살 박 모 씨는 지난 4월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콜센터 직원 : 고객님께서 대출 문의 주셔서 연락 드렸는데 맞으세요?]
대출을 해줄테니 보증에 필요한 수수료를 먼저 입금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은행 대출에 실패했던 박 씨는 2000만 원을 선뜻 내준다는 말에 46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박 모 씨/피해자 : (중국인 같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던가요?) 네, (전화 건) 남자 하나랑 여자 하나는 그런 느낌 못 받았고요. 다른 남자도 되게 많이 한국인 같았어요.]
하지만 이 전화는 중국 콜센터에서 걸려온 사기전화였습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지난 2월 중국 칭다오에 콜센터를 설치한 뒤, 금융기관 콜센터 근무경력이 있는 한국 여성 5명을 뽑아 중국으로 데려갔습니다.
[콜센터 근무경력 여성 : 큰 돈 번다고 해서 가게 됐어요. 프로그램에 전화번호 뜨면 저희는 그냥 전화만 했어요.]
보이스피싱범들은 이들 여성이 전화를 걸어 성공할 경우, 받은 금액의 20%를 주기도 했습니다.
[오 모 씨/ 피의자 : 말투만 딱 들어봐도 조선족이나 교포분들은 안 되겠다 싶어서 일이 잘 안 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로 꾸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여성의 감쪽같은 목소리에 불과 보름 만에 420명이 속아 넘어갔고 피해액은 5억 원이 넘었습니다.
경찰은 오 모 씨 등 국내 조직책 6명을 먼저 체포해 구속한 뒤, 전화를 건 한국여성 5명도 비자가 만료돼 귀국하는 걸 기다려 공항에서 붙잡았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화면제공 : 경기 군포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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