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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FC서울-수원 삼성, 라이벌이 있어 행복하다!

[취재파일] FC서울-수원 삼성, 라이벌이 있어 행복하다!
오는 20일 열릴 ‘2012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이 빅매치로 시끌벅적합니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격돌하게 된 것입니다. 32강전이 끝난 뒤 추첨으로 16강 대진을 결정했는데 서울과 수원이 때이른(?) 라이벌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둘 중 한 팀이 일찌감치 탈락하게 될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FA컵 흥행에는 분명 두 팀의 경기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 FC서울-수원 삼성

프로스포츠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라이벌전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과 레인저스 등 유럽 프로리그에는 어김없이 라이벌이 존재합니다. 우리 K리그에는 서울과 수원이 오랜 맞수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라이벌전은 경기장 안에서의 치열한 승부는 물론 경기장 밖에서의 장외 대결로 풍성한 스토리들을 생산합니다. 팬들은 그 재미와 매력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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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부터 달아오르는 장외 신경전

라이벌전은 경기 전부터 양 팀간의 날선 신경전이 오갑니다. 프로축구연맹은 붐 조성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서울과 수원 두 팀의 경기 전에는 꼭 축구회관에서 양 팀 사령탑을 모아놓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습니다. 여기서 양 팀 사령탑은 링에 오르기 전 한바탕 기싸움을 벌입니다. 서울 최용수, 수원 윤성효 감독은 동래중-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사이지만 경기 전 기자회견장에서만큼은 지연과 학연을 잠시 잊고 가시돋친 설전을 펼칩니다. 기자회견장에서 최용수 감독이 윤성효 감독의 캐주얼한 옷차림을 두고 공격하고 수원의 ‘북벌’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은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만원사례…관중의 함성과 물결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는 프로야구와 달리 K리그 경기장의 관중석은 썰렁한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래도 서울과 수원의 경기만큼은 예외입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양팀 서포터즈들의 붉은색과 푸른색 물결이 장관을 이룹니다. 지난 시즌 두 팀의 맞대결에는 평균 4만 8천여 명의 관중이 입장했습니다. K리그 평균 관중이 만 명을 조금 웃돈 것과 비교하면 무려 4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K리그 역대 관중수 상위 10위안에 서울과 수원의 경기가 5개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의 K리그 경기에 취재를 갔는데 엄청난 열기를 직접 느꼈습니다. 당시 관중이 4만 4,537명. 좌석이 모자라 통로와 계단에까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관중이 들어찼습니다. 2001년 수원 월드컵경기장 개장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만원 관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록이 6개월만에 깨졌습니다. 올해 4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에 4만 5,192명이 입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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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용도 수준급…‘명불허전’

만원 관중 앞에서 벌이는 경기 내용도 수준급.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다! 라이벌전답게 양 팀 선수들은 격렬한 몸싸움과 신경전을 펼치고 자존심을 건 치열한 공방이 오갑니다. 가장 큰 선물인 골 역시 빵빵 터지고 라이벌 앞에서 보란 듯이 펼치는 화려한 골 세리머니도 볼 만합니다.

2010년 4월 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도 현장에서 취재했는데 화끈했던 승부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일요일에 경기장을 찾은 4만 8천여 홈 팬들 앞에서 서울은 무서운 골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전반 24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32분까지 8분 사이에 무려 3골을 몰아넣으며 수원을 3대1로 눌렀습니다.

경기 후 거센 후폭풍

라이벌전은 뜨거운 승부만큼이나 후폭풍도 거셉니다. 위에서 언급한 지난해 10월 3일 경기. 당시 수원이 후반 33분 스테보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이겼는데 경기 후 이 골에 대해 한바탕 오프사이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또 라이벌전 패배는 사령탑 경질로까지 이어집니다. 역시 위에서 언급했던 2010년 4월 4일 경기에서 서울에게 3대1 패배를 당한 차범근 당시 수원 감독은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습니다. 결국 한 달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지난해 3월 홈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서 수원에 2대0으로 완패한 황보관 당시 서울 감독도 그 충격이 이어지면서 역시 한 달여 뒤 자진사퇴했습니다. 승리한 자에게는 기쁨 두 배, 패배한 자에게는 슬픔이 두 배인 라이벌전에 지도자나 선수나 모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부활을 꿈꾸는 K리그가 자랑하는 ‘히트 상품’이자 ‘흥행의 보증수표’입니다. 오는 20일 FA컵 16강에서도 명성에 걸맞은 화끈한 승부,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명승부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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