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 빙상 경기연맹이 성희롱 혐의로 물의를 빚은 외국인 지도자를 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하려다, SBS가 취재에 들어가자 반나절 만에 취소하는 촌극을 빚었습니다.
김형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빙상연맹이 영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미국의 피터 뮬러는 노르웨이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으로 있던 지난 2009년 선수 성희롱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인물입니다.
당시 노르웨이 빙상연맹은 기자 회견까지 열어 뮬러감독의 즉각 해임을 발표했습니다.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어서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세계 언론이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대한빙상연맹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뮬러 감독의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빙상연맹 임원 : 저희가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SBS의 취재가 시작되자 몇 시간 사이에 말이 바뀝니다.
[빙상연맹 임원 : 제가 문제가 없다고 말씀은 안 드렸어요. 우리 정서상 여러 가지 좀 어려운 점이 있네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다고 전 언론사에 보도자료까지 냈던 빙상연맹은 결국 반나절 만에 이를 철회했습니다.
성희롱 혐의로 물의를 빚은 인사를 앞뒤 안 재고 영입하려던 빙상연맹만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