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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번호 조작 왜 못막나…법안은 자동 폐기

<앵커>

그런데 이 보이스피싱 범죄,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까요? 아닙니다. 발신번호 조작을 막을 방법이 있습니다. 그럼 왜 못하는 걸까요?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현희 씨는 얼마 전 딸 번호로 걸려온 보이스피싱에 하마터면 감쪽같이 당할 뻔했습니다.

몸값을 요구하는 협박에 돈을 가지러 집에 갔을 때 딸이 집에 있어 화를 면했지만, 딸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의심할 순 없었습니다.

[전현희/보이스피싱 피해자 : 저장해둔 번호 그대로 오니까, 속지 않을 수가 없어요.]

해킹한 개인정보로 인적 사항을 알아내 자녀의 번호로 변조해 전화를 걸면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이 뜨며 감쪽같이 당하는 겁니다.

[박해룡/한국인터넷진흥원 팀장 : 교환기를 구입하면 거기서 발신자번호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최근 외국에서 이러한 조작방법을 이용해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하고 있습니다.]

발신번호 조작 보이스피싱은 신고된 것만 지난 4년간 2만 3천 건에 이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발신번호를 조작한 인터넷 전화는 자동 차단하거나, 외국에서 걸러온 번호임을 알려주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18대 국회를 끝내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습니다.

19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언제 통과될지 기약조차 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통신사들은 장비를 들여오면 번호를 조작했더라도 외국에서 걸려왔는지는 확인해줄 수 있지만, 비용문제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신업체 관계자 : 발신번호가 조작된 인터넷 전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해외 IP를 식별할 수 있는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국회와 통신업체가 뒷짐을 지고 있는 가운데 발신번호를 조작한 보이스피싱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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