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벤쳐회사가 황당한 사기극을 벌였습니다. 빈 컨테이너를 수출해서 실적 부풀리는 수법이었습니다.
박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항에서 적발된 수출입용 컨테이너.
컨테이너 자체가 텅 비어 있는데다, 한 구석의 상자 안에서도 정상적인 제품 대신 빈 껍데기만 발견됩니다.
경기도 성남의 한 벤처회사가 투자자 모집 전 수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꾸민 짓입니다.
청각 장애인용 인공 달팽이관을 수출하는 이 회사는 이런 식으로 950만 달러, 약 110억 원 상당의 가짜 실적을 올려 105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습니다.
[박도영/인천공항세관 조사전문관 : 투자자들 같은 경우는 이 회사에서 세관에서 수출한 실적만 모아서 그걸 근거로 매출 실적으로 잡아 놓고, 유상증자 받을 때 서류에 제출하게 된 겁니다.]
대신 개당 5000달러나 하는 정상제품은 휴대품이나 국제특송우편을 통해 밀수출한 뒤 수출 대금을 해외로 빼돌렸습니다.
재미교포인 회사 대표 45살 장 모 씨가 회삿돈을 해외에 은닉하기 위해 벌인 일이었습니다.
[회사 관계자 : (직원들은) 지시에 응하지 않으면 해고하거나 그런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밀수출)에 대해 반기를 든다거나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밀수출 대금 110억 원을 포함해, 투자금 105억 원 중에서도 20억 원을 직원 급여나 현지 교회 헌금 등으로 돈 세탁한 뒤 미국과 칠레의 유령법인 계좌에 숨겼습니다.
인천공항 세관은 범행에 가담한 회사 경영진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미국으로 달아난 장 씨 검거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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