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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으로 우승한 배구팀, '꼼수' 부리다 들통

<앵커>

얼마 전 열린 소년체전에서 우승을 한 초등학교 배구팀이 있습니다. 다른 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는데, 알고 보니 이 팀 선수 절반이 유급생이었습니다.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상대로 이긴 겁니다. 이게 다 어른들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김종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내리꽂는 스파이크를 상대 팀은 도무지 막아내질 못합니다.

시원시원한 서브는 상대 팀이 손 쓰기도 전에 그대로 득점이 돼버립니다.

3세트 가운데 2세트를 먼저 따내는 팀이 이기는 초등학교 배구 경기.

흰색 유니폼을 입은 팀은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더니 가볍게 승리를 따냅니다.

그런데 경기를 지켜보던 다른 학교 감독들은 이게 단순히 실력 차이 때문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상대 팀 감독 : 구력이, 운동한 지가 좀 오래됐다. 다른 팀보다. 거의 뭐 중학교랑 초등학교랑 게임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알고 보니 선수 6명 선수 가운데 3명이 이른바 7학년 선수들로 올해 중학교를 올라갔어야 할 유급생들.

결국 이 팀은 올 소년체전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했고, 대회 MVP도 7학년 학생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른 학교 선생님들은 불만이 가득합니다.

[상대 팀 감독 : 한 학년이 진학이 되면 나이로 보나 뭐로 보나 높으니깐 힘이나 모든 게 월등히 낫습니다.]

해당 학교 측은 유급생이 있는 것은 맞지만, 학생들이 개인 사정 때문에 유급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우승 학교 관계자 : (우리 애들은) 결석을 안 하면서 지금 계속 운동했단 얘기잖아요, 지금. 그런데 유급에는 결석도 있지만 다른 사유도 있거든요. (유급한 선수는) 가정사가 있어서 유급하게 됐거든요.]

하지만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교육 과정의 3분의 1 이상 결석을 하지 않는 한 개인 사정만으로는 유급을 할 수 없습니다. 

[결석하지 않아도 유급이 되나요?]

[교육청 관계자 : (초등학교는) 그렇게 안 합니다. 꼭 아이에게 어떤 문제, (예를 들어)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든지 하면 유급을 시키는 게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이러다 보니 멀쩡히 학교 잘 다닌 아이들을 학교 측이 고의로 결석처리 해 유급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급 선수 친구 (現 중학생) : 저희랑 원래 동갑이에요. 원래 친했는데 (그 친구가) 5학년을 한 번 더 했으니까 좀 그랬어요. 자기가 (유급을)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제안해서 (했어요.) (누가 유급하라고 했는데요?) 배구부 코치 선생님이 그랬지 않나….]

초·중등학교 체육부 감독은 대게 학교 체육교사가 맡는데 성적에 따라 인사 가점이 주어집니다.

이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고의로 유급을 시키는 관행이 종목을 불문하고 만연해 있습니다.

[현직 교사 : 연구 점수라는 게 있는데, 전국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따게 되면 그 연구점수도 나중에 받게 되거든요. 나중에 승진할 때쯤 되면 아주 큰 영향을 줘요.]

어른들 욕심에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혹사 당하고,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법을 먼저 배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최준식,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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