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6일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K 군(고교 1학년)의 집을 찾아가 조사를 시도했다.
경찰은 이 사건의 중대성과 가해 학생을 질타하는 여론의 확산에 따라 이날 오후 전격적으로 K 군의 집을 방문했다.
그러나 K 군의 부모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아들이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자고 있다며 조사를 늦추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부모에게 K 군이 조사를 받도록 설득하고 있다.
경찰은 부모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K 군이 7일 모 대학병원에 예약해 둔 정신과 진료를 받은 후 경찰서로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자살한 김 모(16·1학년) 군이 지난 2일 자살 직전에 가해 학생의 호출에 고민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김 군의 휴대전화 카카오톡을 분석한 결과 김 군이 대화 상대자에게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놓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 군과 상대자는 '상대자: 너 죽으려는거 아니지', '김 군: 오늘, 다 끝날 듯, 하네요', '상대자: 꼭 싸워야겠느냐', '김 군: 나오래요, 밤에, 학교로, 때리겠죠', '상대자: 무슨 이유로', '김군: 깝쳤대요(깝죽거렸다는 의미인 듯)'라는 대화를 나눴다.
이 내용은 김 군과 상대자가 지난 2일 오후 2시 24분부터 2시간 동안 나눈 대화 중 특징적인 부분이다.
김 군은 이 대화를 나눈 후 집을 나가 약 3시간 후 자살했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의 상대자가 인터넷 카페의 회원인 것으로 보고 ID 확인 작업을 할 방침이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김 군이 가해 학생 A 군의 강요로 사건 당일 밤에 만날 것을 두려워해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PC방에서 게임을 성의 없이 했다는 이유로 A 군이 김 군에게 "야 이 ××야"라며 욕설을 했고 귀가한 김 군은 카카오톡으로 '스스로 죽을 예정이다. 이 세상에서 영원히'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을 확인했다.
PC방에서 김 군과 A 군은 1대 1 온라인 축구게임을 했고 A 군이 8대 1로 게임을 이겼다.
평소 아슬아슬하게 게임을 이긴 데 비해 이날 게임을 싱겁게 이긴 A 군이 김 군에게 "성의 없이 게임을 했다"고 질타하며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PC방에서 김 군이 A 군의 이용료까지 포함한 3,400원을 지급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모 초등학교 앞 폐쇄회로(CC)TV의 일부를 분석한 결과 김 군이 큰 가방을 어깨에 메고 누군가 김 군에게 옷을 던지는 등 '종 부리듯' 한 장면을 확인했다.
그러나 김 군이 멘 가방이 누구 것인지, 옷을 던진 이가 누군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앞서 축구동우회 회원 13명을 상대로 김군 폭행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중 8명이 폭행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이들 8명은 경찰 조사에서 "축구경기가 끝난 뒤 A 군이 주먹으로 김 군의 얼굴이나 어깨를 때리고, 발로 다리를 찼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 군 모교의 일부 학생은 인터넷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경찰과 언론이 사건을 물어보면 최대한 모른다고 대답하라고 교육하고,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가정사로 몰아가는 게 학교 이미지와 학생·선생님에게 안전하다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김 군의 장례식은 이날 오전 9시 유족과 김군의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김 군의 시신은 대구시립화장장인 명복공원으로 옮겨져 화장 절차를 거친 뒤 경북 영천 은해사의 수목장에 안치됐다.
인터넷에는 대구에서 중·고생 자살사건이 잇따르는 데 대해 애도의 글과 함께 교육계의 무능, 한국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개혁을 촉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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