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불 질러…" 학대 받는 아동복지사

<앵커>

아동복지사는 학대받은 아이들을 돌봐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아동복지사들이 오히려 학대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들의 폭행과 협박입니다.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학대받은 아이를 보호 중인 아동보호센터에 찾아온 부모가 아들을 내놓으라며 난동을 부립니다.

[내 아이 내놔!]

말리는 아동 복지사들을 마구 폭행하기도 합니다.

[정신병자들아, 정신병자가 누구야.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지 마.]

아동 학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 복지사는 부모로부터 폭행당해 중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의 한 아동센터에선 아버지가 아들을 돌려달라며 불을 질러서 자신도 불에 타 숨졌습니다.

아동 복지사에 대한 폭행과 협박은 지난 3년간 320여 건에 달합니다.

[아동학대 상담 복지사 : 심한 욕설이나 신변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이 가장 많고요, 무고죄로 실제 고소를 당한 경험이 있는 상담원도 있고요.]

보건복지부가 지난 1월 복지사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점검한 결과 17%가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관과 소방관의 세 배인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가해 부모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장화정/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 학대로 평가됐다고 하면 그 부모는 20~30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되죠.]

폭력 부모의 의식 개선과 함께 피해 아동과 복지사들의 신변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