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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에 돌 깔아…목재 폐기물 폭리

<앵커>

경기도 용인의 한 목재 폐기물 업체가 폐기물 무게를 속여서 지자체 돈을 야금야금 빼먹었습니다.목재 아래 흙이나 돌을 깔아서 무게를 속이는 방법을 썼는데, 이것을 재는 계량소와 함께 짜고 한 일이여서 감쪽같이 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세용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성의 국도 공사 현장입니다.

지난 8년간 잘려나간 나무가 3천500톤이나 됩니다.

이 목재 폐기물을 처리해온 용인의 한 업체.

매번 폐기물 무게를 부풀려 공사 발주처인 경기도에 처리비용을 과잉 청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수법은 대담했습니다.

공인 계량소와 짜고 폐기물 무게를 부풀린 허위 증명서를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임 모 씨/폐기물업체 관계자 : 톤 수가 안 나가면 회사에서 계량소에 전화해서 톤 수를 몇 톤으로 맞춰달라고 얘기를 해요.]

지난해 제출된 실제 허위 계량 증명서입니다.

1차 계량에선 6.5톤었지만, 2차에서는 10.1톤으로 부풀려졌습니다.

폐기물 처리업체와 계량소는 갑과 을의 관계.

계량소 측은 고정고객인 폐기물 업체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계량소 직원/당시 폐기물업체와 통화 내용 : 톤 수가 너무 큰 거 아니에요? 저희가 겁이 나서 그래요. 이상이 생기면 다 그쪽에서 책임을 져야 되는 거예요.]

폐기물 업체가 4톤을 허위 청구하면 트럭 한 대당 20만 원을 더 챙길 수 있습니다.

공인계량소의 저울은 정부가 관리하지만, 계량소 측이 컴퓨터에 임의로 숫자를 입력하면 속수무책입니다.

[계량소 직원 : (바깥의 저울 수치랑 다르게 입력할 수 있는 건가요?) 가능은 하죠. 1차 계량, 2차 계량 있잖아요. 거기다 치는 거죠.]

이 업체는 또 4대강을 비롯한 공사현장에서 나온 목재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트럭에 바위를 싣거나, 흙을 잔뜩 섞고, 트럭 무게를 재는 수법으로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임 모 씨/폐기물업체 관계자 : 4대강 옆에 나무가 얼마나 있겠어요. 거기서 그냥 흙만 싣고 왔어요. (업체가 자체 계량하면) 완전히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것밖에 안 되잖아요.]

업체로 가져온 뒤 미처 처분하지 못해 남은 흙이 3천여 톤에 달합니다.

업체 부지 안쪽에는 이렇게 조금씩 가져온 흙이 쌓이고 쌓이면서 지금은 펜스를 넘어 거대한 산더미가 됐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목재 폐기물 처리업계에 만연한 고질적 비리로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배문산·설민환,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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