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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초밥왕은 코리안…"매장서 한국어 인사"

'호주의 초밥왕' 신이정 씨

호주 초밥왕은 코리안…"매장서 한국어 인사"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 성실함과 함께 철저한 현지화가 성공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이제 사업도 꾸준히 확장하면서 한인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싶습니다."

호주 최대 회전초밥 체인인 '스시 베이(Sushi Bay)'의 신이정(51) 회장은 4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성공 비결과 함께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이같이 표현했다.

신 회장은 호주 사회에서 몇 안되는 성공한 한인 사업가로 꼽힌다.

그가 이끄는 회전초밥 체인 '스시 베이'는 지난 2004년 10월 캐슬힐 지역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불과 8년만에 호주 전역에 15개의 체인을 거느린 호주 최대의 회전초밥 체인이 됐다.

'스시 베이'는 올해 캔버라와 메릴랜드 지역 등지에 3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특이하게도 호주에서는 현지 초밥 시장의 75% 가량을 한인들이 장악하고 있어 신 회장은 '호주의 초밥왕'이란 애칭도 갖고 있다.

"한인들이 호주의 초밥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초기 정착 과정에서 한식보다는 인지도가 훨씬 높은 일본 대표음식 초밥을 아이템으로 택하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주인들이 초밥은 잘 알지만 비빔밥이나 불고기는 잘 모르거든요. 또 일본인보다는 한인들이 응용력과 적응력이 빠르기 때문에 초밥을 현지화시키는 데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스시 베이'는 일본이나 한국의 회전초밥집과는 달리 롤(roll) 종류가 많다.

신선하고 다양한 생선살의 식감을 중시하는 일본이나 한국과 달리 호주인들은 진한 맛의 소스가 뿌려진 롤을 선호한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신 회장은 "아마도 일본이나 한국의 초밥집과 같은 메뉴를 고집했다면 '스시 베이'가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지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메뉴를 철저히 현지화한 것이 성공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여느 한인 회전초밥집과 마찬가지로 신 회장도 초창기에는 현지에서 유리한 일본의 이미지를 풍기기 위해 '스시 베이'를 찾는 손님들에게 던지는 인사말을 일본어인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로 했다.

그러나 2년여 전부터는 매장에서 쓰는 인사말을 전부 한국어로 바꿨다.

신 회장은 "굳이 더이상 일본의 이미지를 이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2년 전부터 모든 '스시 베이' 매장에서는 당당하게 한국어로 인사를 하고, 또 손님들도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인 줄 알고 온다"고 소개했다.

'스시 베이' 매장에서 일하는 종업원들도 대부분 한인들이다.

"처음에는 현지인 종업원도 써봤는데, 성실함이나 근면함이 한인과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지금은 워킹홀리데이비자로 온 젊은이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종업원을 한인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전문대나 실업계 고등학교와의 제휴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신 회장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스시 베이'가 운영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로 건너와 일정 기간을 근무할 경우 호주 정부가 승인하는 직무 경력도 인정받을 수 있고 영주권을 획득하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에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또 '스시 베이' 사업 시작 초기부터 독립 매장을 열기보다는 전국적 체인망을 갖고 있는 대형 쇼핑몰인 웨스트포인트나 웨스트필드 매장 안에 점포를 여는 전략을 구사했다.

신 회장은 "'스시 베이'가 워낙 인기를 끌다보니 이제는 쇼핑몰 쪽에서 먼저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입점 제안이 들어온다"며 "마치 한국 유통업계에서의 루이비통처럼 가장 낮은 임대료와 좋은 위치를 주면서까지 '스시 베이'를 유치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1989년 29살의 나이에 유학생 신분으로 호주로 건너온 신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회전초밥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의 꿈은 더 먼 곳을 향해 있다.

'스시 베이' 외에 그와 건설업을 하는 그의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만 6~7개가 된다.

최근에는 현지 교포신문인 호주동아일보도 인수해 발행인이 됐다.

"사업적으로도 더 할 일이 많이 있지만 어느 정도 터전을 잡다보니 이젠 한인 사회를 위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호주 한인사회가 비록 다른 민족에 비해 이민의 역사가 짧지만 이젠 호주 사회의 주류로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야 할 시기이고, 그 과정에서 저도 필요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시드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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