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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안철수, 참모진도 진용 갖춰…'선언' 시기도 거론

[취재파일] 안철수, 참모진도 진용 갖춰…'선언' 시기도 거론
안철수 사단, '정치 통역사'로 진화

부산대 강연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이른바 안철수 사단으로 불리는 참모진이 총출했다는 것입니다. 베일에 싸여있던 강인철 변호사, 대변인격인 유민영 언론특보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치고는 안철수 교수 진영은 그동안 대언론 관계에서는 불친절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날은 기자석이 별도로 마련됐고 강인철 변호사와 유민영 언론특보도 적극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변적이고 철학적인,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애매모호한 화법을 구사하는 안철수 교수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철수 교수의 발언을 놓고 그동안 언론사들의 해석은 제각각이었고 기자들도 네티즌들도 혼란스러웠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이제 그런 일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특히 청와대 춘추관장 출신의 유민영 언론특보의 존재가 가장 눈에 띕니다. 정통 정치인으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여의도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답게 안철수 교수의 메시지를 정치 언어로 통역해내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유민영 특보의 임명은 앞으로 정치부 기자들과 주파수를 맞추겠다는 안철수 교수 측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안 교수가 정치문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대학이라는 비교적 안전한 공간에서 정치적인 활동을 해왔던 안 교수의 행보가 여의도라는 ‘정글’로의 진출이 임박했다는 신호탄으로 분석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민평련과의 연대 가능성(?)...정치권 연착륙을 위한 움직임 가속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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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영 언론특보의 임명은 안철수 사단의 향후 행보를 예상하게 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치 참여가 결정되는 순간 안철수 교수의 조직은 급격하게 정치권 인사들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흡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효석 전 의원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내 일부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안 교수와의 연대 또는 지지를 밝히고 있는데요, 범야권의 어떤 세력과 함께 갈지가 주목됩니다.

유민영 언론특보는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비서관 출신입니다. 민주당 내 486과 민평련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4.11 총선 당시 민평련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고 김근태 고문의 부인 인재근 후보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상황까지 안 교수의 행보를 놓고 봤을 때 정치권에서 첫 번째 연대세력으로는 역시 민평련계가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출마 선언은 언제(?)... 6월설, 8월설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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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안철수 교수의 대선출마 선언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6월과 8월, 둘 중 하나가 유력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예상입니다.

안철수 교수 측은 서울대 1학기가 끝나는 6월 말 이후에야 안 교수의 입장이 정리될 것 같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폴리페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대학교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어가겠다는 뜻입니다. 안철수 교수의 그 동안의 정치활동도 ‘교수’ 신분에서 할 수 있는 대학 강연을 중심으로 이어져왔습니다.

6월 말 이후 첫 행보로는 책 출간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당초 1월 말에서 2월 초 발간예정이었지만 내용을 상당 부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책 발간 시점을 6월말 이후로 미뤘습니다. 대선 후보들이 자신의 국정 철학을 담은 책을 출간하며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처럼... 에세이집을 알려진 안 교수의 책도 가벼운 얘기보다는 시대적 과제와 자신의 국정 운영 원칙을 정리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6월 말이라는 시점은 조직력이 탄탄하지 않은 안 교수에게는 모험일 수 있습니다. 보름에서 한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징검다리 행보를 해왔던 안 교수의 특징을 감안했을 때 책 출간과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치권으로의 데뷔 시점을 늦출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8월 출마설은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참여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번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이 전국 순회 대의원 투표로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8월부터 2달 가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대선경선 순회투표는 대선후보들에겐 포기하기 어려운 이벤트입니다. 그러나 현재 안 교수가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안 교수는 여야를 싸잡아 ‘구태’라며 비판하며 비정치권의 대선주자라는 ‘구태’세력과 거리를 둔 행보를 이어온 안 교수가 대선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입당을 결정한다면 본인에게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11월 말 출마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선주자가 검증기간 없이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출마한다는 건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입니다. 이번 부산대 강연을 통해 사실상 대권행보에 가까이 다가온 안 교수 본인도 다시 5개월이라는 고민의 기간을 놓고 시간끌기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이 20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안철수 교수의 정치권 데뷔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여야도 안철수 교수의 출마를 놓고 복잡한 표계산에 들어갔습니다. 300명의 멘토단의 조언과 수 개월 동안의 장고를 거쳐 한 층 ‘업그레이드’ 된 정치인 안철수 교수의 등장은 정체된 기존의 대선판도를 뒤흔들 태풍이 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권자들은 이제 눈을 치켜 뜨고 교수가 아닌 정치인 안철수를 샅샅이 훑어 봐야 합니다. 안 교수 말대로 후보자가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유권자들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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