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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부활하는 광산…노다지될까?

[취재파일] 부활하는 광산…노다지될까?
막장, 시커먼 얼굴, 곡괭이, 삽, 침목, 하얀 수건...이 정도면 딱 떠오르는 게 있죠? 정답은 바로 탄광입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고, 문경 같은 곳에 가면 박물관으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매장량은 줄고 수입 광물은 싸게 들어오고 인건비는 올라가고 결국 광산은 문을 닫았습니다. 80년대 후반기부터 90년대까지 그렇게 광산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광물의 종류가 다르긴 하지만 이렇게 애물단지였던 광산이 다시 부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광산이 재개발에 들어간다는 것은 돈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제광물 가격이 최근 몇 년 새 급등했고 생산 기술은 발달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말로만 듣던 광산 재개발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취재한 곳은 강원도 양양에 있는 철광산입니다. 일제 시대부터 광산으로 운영됐던 곳이지만 1995년 문을 닫았습니다. 철을 캐내기 위해 갈수록 깊이 들어가니 생산원가는 높아지는데 철광 가격은 하락하고 채산성을 맞출 수 없었던 거지요. 버려진 광산은 7,8년 전부터 국제 철광 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관심 대상이 됐고, 매장량 재조사를 거쳐 이달부터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폐광 당시 국제 철광 가격이 톤당 23달러 였는데 지금은 140~150달러 정도라고 하니까 7배 가까이 오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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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갱도에 들어섰는데, 과거 광산에 대해 제가 갖고 있던 이미지는 한 방에 날아갔습니다. 일단 갱도가 대형 터널 같습니다. 옛날 갱도도 한 쪽에 남아 있는데 폭과 높이가 각각 2미터 정도로 협소했습니다. 지금은 폭, 높이가 5미터 정도로 대형 트럭이 그냥 지나 다닙니다. 곡괭이를 든 광부도 없습니다. 한 대에 10억원쯤 한다는 중장비가 막장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넣어 터뜨리며 갱도를 확장해 나갑니다. 이때 떨어진 철광석을 밖으로 운반해 분쇄한 뒤 철로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 순도 높은 철광을 생산해 냅니다. 사람 손은 거의 안 거치고 장비로 한다는 거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니 매장량이 같더라도 채산성은 높아지겠죠.

경제성 판단과 더불어 세계 각국의 자원 무기화 경향도 국내 자원 개발의 필요성을 더해주는 요소입니다. 해외 자원 개발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경제성이 높은 곳은 세계 메이저 회사들이 이미 장악해 우리가 들어갈 틈새가 거의 없습니다. 막상 개발까지 성공한다 해도 운송비 등으로 국내로 반입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광물은 석회석 같은 비금속과 금, 철 등의 금속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국내에선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 등 비금속광물은 그나마 매장량이 풍부하고 경제성도 높다고 합니다. 문제는 금속광산입니다. 광산 수가 1984년 151개에서 2010년 15개로 무려 90%나 감소했습니다. 국내 자급률도 같은 기간 15.4%에서 1.4%로 뚝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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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4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금속 광산에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워런 버핏이 영월 텅스텐 광산에 투자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광물자원공사는1982~1999년까지 연평균 국내 내수는 1조4천억원 수준이었지만 2000년대 내수액은 연평균 9조4천억원으로 급증했고 2020년까지는 연평균 10조원 이상이 될 거라 추정했습니다.

정부도 국내 금속광 재개발 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22개 광산을 재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광물 가격이 다시 하락한다면 재개발은 무산되거나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장 채광을 하지 않더라도 가격 급등 등 비상 상황을 고려해 잠자고 있는 국내 광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정밀 조사를 해 놓는 것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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