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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긴 내 차, 정작 수리는 다른 공업사로?

<앵커>

현대자동차 가맹 정비업체들이 군소업체에 차 수리를 알선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과잉정비나 수리비 부풀리기의 원인이 돼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박원경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합차 한 대가 수리를 위해 현대자동차 간판을 내건 카센터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잠시 뒤, 카센터를 빠져나온 승합차는 주변의 다른 공업사에 들어갑니다.

이유가 뭘까?

한 자동차 공업사가 작성한 회계장부입니다.

현대자동차 정비 가맹업소인 블루핸즈 대리점들에게 수리비의 10~15%를 지급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블루핸즈 대리점은 상당수가 부분 정비업체입니다.

부분 정비업체는 도색이나 판금 작업을 할 수 없는데, 이런 작업이 필요한 차량이 들어오면 다른 공업사에 차를 넘기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겁니다.

[자동차 공업사 사장 : 저희 같이 영세한 업체는 브랜드나 메이커를 걸어놓고 사업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업사로 바로 찾아오는 손님은) 거의 한 달에 한 두 대 있을까 말까 합니다.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리베이트로 인한 영업손실은 과잉정비와 수리비 부풀리기로 이어지기 일쑤입니다.

[자동차 공업사 사장 : 저희들도 밑지고 장사할 수는 없잖아요. 수리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부분은 조금 수리해 놓고 보험회사에 청구하는 거죠.]

현대차 블루핸즈 대리점은 인천과 경기도 부천에서만 50여 곳이 영업 중이고, 이 가운데 자동차 정비업소들이 알선수수료를 건넸다는 대리점이 30여 곳에 달합니다.

정비업소 관계자들은 전국적으로 1400여 곳에 달하는 블루핸즈 대리점 가운데 상당수가 비슷한 방식으로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현대차'라는 이름을 보고 들어온 차량이 실제론 다른 곳에서 수리를 받고 있지만, 현대자동차 측은 개별 가맹 사업자의 문제이기 때문에 손 쓸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무책임과 가맹 사업자들의 횡포 속에서 피해는 영세 사업자와 운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이승환, 영상편집 : 염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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