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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대3도 모자라 1대5로?

[취재파일] 1대3도 모자라 1대5로?
대선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새누리당내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오늘(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심재철 최고위원이 작심한 듯, 친박계에서 오픈프라이머리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것들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친박계가 제1 문제점으로 꼽는 역선택에 대해선,
"역선택의 경우 작은 규모 선거에선 역선택을 해서 결과를 뒤집을 수 있으나 대선처럼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대량동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선과열로 금품 수수 등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결과를 뒤집으려면 엄청난 사람을 동원해야 하는데다 금품이 개입되면 사고가 터지게 마련이고 이는 자기파멸로 연결되기 때문에 예방이 가능하다"

경선룰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헌ㆍ당규상 8월20일까지 후보를 뽑아야 하지만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약간 변동할 수 있다. 우리 후보 혼자 링에 올라가 멀뚱멀뚱 있어야 할 상황이 아니다"

그러자 친박 정우택 최고위원은 "완전국민경선제 토론회 결과 보고를 한다면 찬성 쪽에선 이런 의견이, 반대쪽에선 이런 의견이 나왔다고 보고해야 타당한 것"이라고 원론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역선택은 발생한 사례가 없다'고 했는데 지난번 미국 공화당 후보를 정할 때 당내 3등이 오픈프라이머리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었다, 동원선거 우려도 야당 경선과정의 불법ㆍ탈법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심 최고위원의 주장은 이상이고 현실은 그것과 전혀 다르다"고 꼬집었습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질세라, "우리가 마치 당원들만 모여 후보를 정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경선룰에 이미 50%의 민심을 반영하게 돼 있다"면서 "경선룰에 오픈프라이머리 정신이 가미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대 3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머리수'에 따라 좌우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여성으로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예전부터 느낀 것이 일단 '숫자'가 많고 봐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뜬금없이 제 얘기를 꺼냈지만,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명직 최고위원을 놓고 새누리당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명직 최고위원이라 함은, 전당대회에서 투표로 선출하는 5명의 대표 및 최고위원들 말고, 당대표가 전략적으로 지명할 수 있는 2명의 최고위원을 말합니다. 보통 새누리당은 호남에 국회의원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지난번에는 농림부장관을 지낸 호남출신 정운천 전 장관이 지명직 최고위원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주로 충청권을 배려해서 충청권 인사가 최고위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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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강원도를 배려할 모양입니다. 강원도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맘이 바뀐' 곳입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이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강원도를 더욱 아껴서 대선에서 더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싶어 합니다. 강원도 출신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지명해서 점수를 딸 생각입니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유력합니다. 김진선 전 지사는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이 직을 유지하면서 최고위원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평창동계올림픽을 새누리당이 '주요 국가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또 여전히 호남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앉히고 싶어합니다. 이번에 광주에서 많은 표를 얻었지만 탈락한 이정현 전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정현 의원의 최고위원 입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안그래도 황우여 대표를 중립으로 놓더라도 1대 3인 상황인데, 이정현 전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입성하면 1대 4가 됩니다. 김진선 전 지사도 친박으로 분류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렇다면 1대 5가 됩니다. 1대 5, 이 상황에서는 토론을 통한 결론이라 하더라도 합의라고 명명하기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무엇이 두려운지, 새누리당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도 '1대 5'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당내 친박계는 '당내 경선방식이 불리하게 정해져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는 지난 2007년의 '생각'이 아직도 어제 일 처럼 생생한 모양입니다.

세상은 변하고 2007년과 2012년의 '정치인' 박근혜에 대한 가치 평가는 또 달라졌는데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을텐데도, 이상하게 집 안에서는 불안한가 봅니다. 그래서 친박계 의원들은 피할 수 없는 당내 경선은 가급적이면 소리 소문 없이 치르고 본선에서 진검승부를 하고 싶어합니다. '대통령감으로 박근혜 만한 정치인이 없는데 당내 경선과정에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를 필요가 있느냐'고 친박계 의원들은 반문합니다.

그렇지만 그 말은 박 전 위원장이 강조하는 '정당정치'와도 모순됩니다. 정당정치를 정치의 정통이라 여긴다면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아닐까요? 당내 경선과정은 힘들수록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과정이 한쪽으로 편향되게 흐르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굳이 1대 5의 판을 짜야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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