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까지 진출한 월드 스타가 이런 추문에 휩싸이다니, 중국은 물론 전 세계 네티즌들과 영화팬들은 과연 이 보도가 사실일까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쯔이의 반응을 알고 싶어 중문 기사를 검색해보니, 신화통신이 오늘 오후 2시쯤 올린 기사가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현재 영화 촬영 때문에 광둥성 광저우에 머물고 있다는 장쯔이는 오늘 아침에 인터넷에 짧은 글을 남겨 성 접대 의혹을 담담하게 부인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광저우가 요즘 한창 우기인데 낮에는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다가도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에 별이 총총하다”면서 “거짓말로 하느님도 꾸며내는데 상상만 갖고 조작하지 못할 것이 어디 있겠냐?”며 자신의 속내를 내비췄습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장쯔이의 성 접대와 탈세 의혹, 그리고 출국금지 기사가 사실이라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65회 칸 국제영화제에 매년 참석해 오던 장쯔이가 이례적으로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는 장쯔이가 영광스러운 황금종려상 시상자를 맡기로 돼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장쯔이의 불참을 애석해 했고 또 의아해 했습니다. 장쯔이는 영화제 측에 불참을 통보하며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일대종사’의 보충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라 고심 끝에 이렇게 결정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보쉰의 보도대로 장쯔이가 공안 당국으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한 게 사실이라면 장쯔이의 칸 불참은 그녀의 말처럼 영화 촬영 때문이 아닌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기사를 단독 보도한 ‘보쉰(www.boxun.com)’의 기사는 얼마나 믿어야 할까요? 보쉰 홈페이지를 접속해 장쯔이 성 접대 의혹 기사를 검색해 봤습니다. 예상대로 기사 아래 네티즌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장쯔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중국 공산당의 부패상에 대한 비판, 그리고 또 반대로 중국 공산당이 사교로 간주하는 파룬궁에 대한 비난의 글이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정부가 파룬궁을 탄압하면서 파룬궁 지도자들은 미국으로 망명해 ‘反 中共’ 활동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는데 이 파룬궁과 ‘보쉰’이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에서 운영되는 ‘보쉰’의 창설자 왓슨 멍은 90년대 미국에서 유학한 중국인 엔지니어 출신으로 중국의 인권문제 등에 관심을 가진 인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쉰은 지난해에는 ‘중국판 재스민혁명’ 관련 보도로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월 초 왕리쥔 전 충칭 공안국장이 미 영사관에 들어갔다는 것을 특종 보도했고 보시라이 부인의 영국인 사업가 독살 뉴스까지 터뜨리며 중국을 뒤흔든 ‘보시라이 사건’을 시종일관 주도해왔습니다. 파룬궁이 보시라이를 파룬궁 박해를 주도한 원흉으로 보고 있는 것과 보쉰의 ‘보시라이’ 연속 보도와 분명 상당한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좌파의 상징적인 인물인 보시라이를 제거하려는 중국 공산당 내 우파, 개혁파 세력이 보쉰 쪽에 의도적으로 보시라이를 겨냥한 첩보를 흘리고 있다는 의혹도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보시라이 관련 기사들은 대부분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쯔이 성 접대 기사도 역시 사실일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보쉰’도 여러 차례 오보를 냈기 때문입니다. 앞서 2002년에는 보시라이가 자신의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국가안전부 요원을 죽이려고 비행기를 추락시켰다는 보도나 지난 3월 정법위 서기인 저우융캉과 보시라이가 함께 쿠데타를 기도했다는 보도는 오보로 판명났기 때문입니다.
다음달 보시라이의 비위에 관한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자연스레 장쯔이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우에 따라 아시아 대표 여배우로 인정받아온 그녀의 명성에 지워지지 않을 치명상을 입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