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부푼 기대를 안고 분양받은 아파트가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입주 예정자들은 부실 공사를 한 시공사와 준공 허가를 내준 시청을 상대로 소송까지 진행하며 입주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아파트 16층에서 창문이 창틀째 떨어지는 사고는 입주 거부 사태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시공사 측이 실수로 창틀 고정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떨어진 겁니다.
지반 침하도 심각한데, 아파트 외관에 있는 도시가스 배관의 외피가 쓸려 내려갈 정도로 사고 위험도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11월 집을 분양받은 뒤 지난 2월 아파트 사전 점검을 받은 자리에서 수많은 하자를 발견했다고 주장합니다.
누수도 심각하고, 창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는 데다 벽에도 균열이 많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 마감 하루 전날인 오늘(28일)까지 전체 486세대 가운데 90여 세대만이 입주했습니다.
여기에 시의회까지 나서 입주 예정자들을 지원사격하고 나섰습니다.
시 의회는 현장조사를 통해 시청에서 어떻게 허가를 내줬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시청과 시공사는 해당 아파트에 생긴 하자가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경우이며, 입주 예정자들의 진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3년 전 분양 당시보다 집값이 10% 이상 빠지면서 입주 거부 명분을 부실 공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겁니다.
시공사는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을 치루지 않으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점점 격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