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를 시작한 북한이 최근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들어 두 차례 내놓은 `노작(勞作)'에서 식량 생산 증대를 위한 농업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농사가 가뭄으로 타격을 입을 경우 북한 당국이 꾀하려는 체제안정까지 해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북한 매체들은 최근 이틀이 멀다하고 가뭄 극복을 독려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전반적 지방들에서 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며 "계속되는 가뭄으로 강냉이 영양단지 모 옮겨심기와 모내기에 지장을 받고 있고 이미 심은 밀, 보리, 감자 등 여러 농작물이 피해를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일꾼들은 가뭄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전투적으로 작전하고 완강하게 내밀어야 한다"며 "물 원천을 모조리 찾아내고 보막이와 강바닥파기를 적극 내밀어 흐르는 물을 모조리 잡아 포전(논)에 대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 전날 조선중앙TV도 가뭄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중앙TV는 주철규 농업성 국장의 말을 인용해 "가뭄피해를 심하게 받는 강냉이나 밀, 보리밭부터 역량을 총집중해 포기마다 땅을 파고 물을 준 다음 묻어주면서 물주기를 질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국장은 "후치질과 김매기를 자주 하고 아미노산 미량원소 복합비료와 후민산염을 비롯한 성장촉진제들로 엽상시비해 뿌리의 기능을 높여줌으로써 농작물들이 가뭄을 극복할 수 있게 해 가뭄으로 말라죽은 빈 포기에 대한 보식대책을 철저히 세우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여러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가뭄 극복을 위한 `전투'를 명령하고 가뭄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봄철 가뭄과 지속된 고온현상 탓에 북한의 농업용수가 고갈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서해안 지방에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50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4월26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서해안 지방에서 30일 동안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며 매일 평균 증발량은 4∼8㎜, 토양습도는 60% 정도로 매우 낮은 상태라고 가뭄 실태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서해안 대부분 지방의 5월 강수량이 1962년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되며 토양습도는 55% 정도로서 가물(가뭄)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고 했다.
통신은 지난 21일에는 "올봄의 대기순환체계는 북쪽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중위도 대륙의 덥고 건조한 공기가 계속 흘러드는 것이 가뭄현상의 주된 원인"이라며 "6월 상순까지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또 현재 주요 관개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55.4%밖에 안되고 특히 금성호의 저수율은 0.5%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관개용 저수지의 저수율이 올해 특히 낮은 것은 겨울철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낮은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게 우리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북한의 강수량(눈·비 포함)은 22.3㎜로 평년 겨울철 강수량(46.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특히 장진, 풍산, 청진, 선봉을 비롯한 함경남북도 지역에서는 지난겨울 강수량이 평년의 20%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함북 청진의 올해 2월 강수량은 0.1mm로 평년의 0.8%, 함남 장진의 2월 강수량은 1.2mm로 평년의 15.2%에 불과했다.
이처럼 겨울철 강수량이 적은 가운데 봄철 가뭄과 지속적인 고온현상까지 겹쳐 올해 북한의 가뭄 피해는 적당량의 비가 내리지 않는 한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적인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올해를 `승리자의 해'로 빛내겠다며 농사에 부쩍 힘을 쏟고 있지만 `가뭄과의 전쟁'에서 승리할지는 미지수다.
북, 가뭄과의 전쟁…피해 줄이려 안간힘
적은 강수량에 고온현상 겹쳐 저수율 '뚝'…'식량증산' 김정은 노작 의식해 극복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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