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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뉴스 프레지'는 이런 것

[취재파일] '뉴스 프레지'는 이런 것

세계 최초의 뉴스 프레지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12.05.24 18: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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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뉴스 프레지는 이런 것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엔 실제 방송됐던 뉴스 프레지를 예로 들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4월 23일 8뉴스 "상위 1% 소득 쏠림, 세계 2위"입니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164233

조세연구원에서 낸 자료를 바탕으로 한 기사로, 제목처럼 우리나라의 소득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6.6%를 차지해 미국 다음으로 소득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내용입니다. 일반 방송뉴스도, 프레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뉴스 프레지에서도 기사의 전 내용을 대표하는 1컷의 이미지가 있다면 이후 전개해나가기가 무척 수월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1%'가 핵심이었기에 1%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다음이다, 일본이나 호주보다 높다 등등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 지도 이미지를 찾았습니다. 한국의 소득 상위 1%를 나타내기 위해 한반도 남쪽 위에 1% 이미지를 얹었습니다. 이게 기본 이미지가 됐습니다.

지난 글에서 프레지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Zooming을 말씀드렸죠? 기본 이미지에서 줌인, 줌 아웃을 해나가게 됩니다. (zooming의 깊이에 따라 편의상 층으로 표시해봤습니다.)소득 상위 1%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프라이빗 뱅킹, 고급 차, 명품 등등을 준비해(지하 1층) 기본 이미지인 1%(1층)에 심어놨습니다. 줌인하면 보이겠죠? 여기서 다시 줌아웃 하면 한국의 상위 1%, 한국 상위 1%에 대한 설명은 또 다시 줌아웃 하면 세계 지도 속의 한국 상위 1%(2층)가 됩니다. 지하 1층, 1층, 2층으로 표현한 것은 zooming으로 표현되는 프레지 바탕의 깊이를 뜻합니다. 글로 쓰니까 이렇지만 실제로는 간단합니다.  

아래는 방송된 기사 텍스트입니다.

이미지

(지하 1층에서 시작)
프라이빗 뱅킹,
고급 수입차,
백화점 VIP 클럽,
명품 옷과 가방,

-> zoom out(1층)

이미지

소득 상위 1% 하면 연상되는 것들이죠.

한국의 소득 상위 1%는


-> zoom out(2층)

이미지

전체 소득의 16.6%를 차지했는데요.

소득 쏠림 현상이 우리보다 심한 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미국 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OECD 평균은 물론
일본이나 호주보다 2배 가까이 높았는데요.


-> zoom in(1층)+ 이미지 삽입

이미지

조세연구원은
소득 상위 1%에 들려면 연 소득이
최소 1억원은 넘어야 하는데
18만 명에 이른다고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 소득 상위 1%의
평균적인 모습을 한 번 볼까요?

-> zoom in(지하 1층)

이미지

4년제 대학을 나온 51.3세,
평균 연소득은 3억 3천만원대,
전용면적 126.1제곱미터 아파트에 살고,
부동산은 16억 4천 만원 상당 갖고 있습니다.

전체 자산이 22억 천만원대니까
부동산 비중이 74%인 셈입니다.

-> 카메라 zoom in & 이미지 삽입(지하 1층)

빚도 적절히 활용해
소득 상위 1% 중 85%가 빚이 있고,
평균 부채는 약 4억 5천만원입니다.

-> 카메라 zoom out & 화면 이동 (지하 1층)

은퇴 후 적정 생활비는
월 평균 449만원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직업은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이 가장 많았고,

-> zoom out(1층)

이미지

기업 임원 같은 관리직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 카메라 zoom in(1층)

그런데 정부는
이번 보고서 내용에 대해
상위 1%의 소득 비중이
부풀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

이런 식의 zooming과 화면 이동은 프레지의 특성을 활용한 표현이 되겠고, 중간 중간의 이미지 삽입과 기자 클로즈업 등 카메라 워킹은 뉴스 프레지에서 새로이 도입한 부분입니다.(이미지 삽입이라고 표현했는데 사실은 플래시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효과입니다. 특정 이미지를 원하는 시점에 노출시켰다가 원하는 시점에 없애는 식이죠. 파워포인트에서 그림이 날아오는 식의 애니메이션과 같은 개념입니다. 카메라 워킹은 말 그대로 녹화하고 있는 카메라 자체를 zooming하는 것인데 방송이니까 필요한 작업이죠.)


또 다른 뉴스 프레지도 한번 보실까요? 가장 최근작인 5월 21일 8뉴스 방송 "편지로 남은 500년의 사랑"입니다.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198741

최근 조선시대 여성의 미라가 발굴됐는데 관 속에 남편이 보낸 편지 2통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그 편지의 사연이 구구절절 사랑이 넘치더라..하는 내용으로 마침 부부의 날이라 뉴스 프레지로 제작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기사의 핵심소재는 편지였고, 편지에서도 아내를 향한 사랑이 담뿍 담긴 구절을 따로 떼어 그 부분은 별도의 영상으로 만들어 맨 앞 머리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는 남편이 아내에게 보낸 선물인 분과 바늘 이미지(1층), 남편과 아내가 떨어져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한반도 지도(함경도 경성과 충남 대덕-2층), 편지의 구절들(지하1층)로 비교적 단순하게 이미지를 구성했습니다. zooming을 그리 효과적으로 쓰진 못했습니다.

(편지 핵심구절 영상)

"분과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울고 가네."

(지하 1층)

-> 카메라 zoom out

이미지

화장품과 바늘,
지금이야 흔한 물건이죠

하지만

-> zoom out(1층)

이미지

500년전 조선시대엔
국내에선 구경조차 힘들었던
중국 수입품이었습니다

-> 화면 이동(1층)

이미지

고관대작이나 쓰던
이런 귀한 걸 구해서
부인에게 선물한 남편은
바로 500년전
조선의 무관 나신걸입니다

-> zoom out(2층)

이미지

대전에 부인을 남겨 둔 채
함경도에서 근무하던
하급 무관이었으니까,
요즘 말로 기러기 부부였습니다

-> 기자 walking(2층)

집에 못 가서

'울고 간다'는 구절에는
그리워도 볼 수 없는
젊은 남편의 안타까움이 배어있습니다

-> zoom in(1.5층)

이미지

그래도 요즘
소위 명품가방보다 훨씬 귀했을
분과 바늘꾸러미를
어렵게 구해서
부인에게 보내는
그 마음은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 zoom in(지하 1층)

이미지

"안부를 그지없이
수없이 하네."라는 구절에는
집 떠나 편지만
무수히 주고받는
기러기 부부의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 화면 이동(지하 1층)


"집에 가고 싶었는데,
자기는 집에 갖다온
나는 못가게 했다"는 구절에는
상관에 대한 원망이 가득합니다.

-> 화면 이동(지하 1층)

"몰래라도
집에 다녀가고 싶지만
혹시 위에서 알게 되면
귀양 갈까봐 못간다"는 구절에선
어리광섞인 남편의 투정마저 느껴집니다.

-> zoom out(1층)

이미지

남편인
무관 나신걸이
부인 온양댁, 맹 씨에게
보낸 편지 2통은
부인의 관속에
5백년동안 고이 놓여 있었습니다.

-> 화면 이동+ 카메라 zoom in(1층)

어른들 모시고 사느라
대놓고 애정표현 한 번 못하고

그나마 맘껏 남편을 보지도 못했던
부인 맹씨는
남편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편지를
저승까지도 갖고 가고 싶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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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zooming의 사이즈 조절을 통해 1.5층이 있었다는 것, 화면은 이동하지 않은 채 중간에 기자 walking이 들어갔다는 점이 좀 다르죠? 프레지의 특성이 제한적으로 발현됐습니다만, 같은 소재를 일반 방송뉴스(리포트)로 처리한 다른 방송사와 비교해보시면 뉴스 프레지의 색다른 맛이 느껴지실 겁니다.

현재 뉴스 형식은 주로 기자의 리포트입니다만, 때로는 해당 사안을 좀더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잘 전달하기 위해) 기자가 뉴스 스튜디오에 나오기도 하는데, 뉴스 프레지도 이런 기자 출연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 들어 거의 다섯 달 동안 50여 개의 '뉴스 프레지'를 8뉴스를 통해 선보였습니다.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도 더러 있었지만 보완할 부분이 더 눈에 많이 띠는 범작들도 많았습니다. 프레지라는 형식의 도입이 꼭 정답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 프레지를 대체할 만한 더 나은 도구가 나오거나 이런 형식의 효용이 다했다고 판단되면 폐기될 수도 있겠죠. 그때까지는, 그리고 저희 팀에서 이 업무를 담당할 때까지는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대단한 건 아니지만 한국 방송뉴스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뉴스 프레지입니다. 과문한 탓이겠으나 세계 방송뉴스에서도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정말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뉴스 한 자락에 이런 속사정이 있다는 거, 아시면 뉴스가 더 재미있어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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