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포털사이트 ID 100개 판다"…인터넷 불법 거래

<앵커>

'유명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팝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입니다.

파는 사람도 그렇지만 사는 사람은 뭐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좋은 일에 쓸 리는 없어 보입니다.

정경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터넷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김 모 씨.

최근 유명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100개를 15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불법 개인정보 유출이지만 검색 사이트에는 아이디를 판매한다는 광고 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김 모 씨/인터넷 사용자 :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거예요. 어제 1000개를 달라고 했더니, '더 사실 거면 더 보내드릴게요' 이렇게 답변이 왔어요.]

판매자와 메신저 채팅을 통해 아이디를 구입해 봤습니다.

아이디의 상태에 따라 1개에 500원에서 3000원까지 가격도 다양하고, 로그인이 안 되면 다른 아이디로 교체해주는 속칭 애프터 서비스도 해준다고 홍보합니다.

[아이디 판매자 : 사장님께서 원하시는 그 수량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 1년까지 안 죽는 아이디거든요.]

구입한 아이디로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개인이 가입 당시 기록했던 이름과 연락처, 메일주소는 물론 인터넷 카페까지 온갖 사생활이 모두 드러납니다.

[이 모 씨/아이디 유출 피해자 : (아이디가 유출돼서 개인정보를 보고 전화 드리는 건데요.) 아, 어디서 사고 팔았다는 얘긴가요? 저한테 경제적인 피해가 오지 않을까 꺼림칙하고 기분이 좋을 리가 없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름과 아이디가 도용당한 피해자 외에도, 이를 이용한 범죄로 인해 2차, 3차의 추가 피해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 팔린 개인정보는 홍보성 쪽지를 보내거나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사기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 측은 가입자들의 정보가 해킹된 건 아니라며 직접 책임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원윤식/NHN 홍보팀장 : 다른 사이트에서도 사용했던 걸 네이버에서도 똑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고요. 일단 저희 네이버를 잘 걸어잠군다고 해서 그게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어떤 경로로 유출돼 사고 팔리는지 포털 측도, 경찰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포털 측이 이용자들 스스로 비밀번호를 자주 바꿔야 한다는 무책임한 대책만 내세우는 사이 개인정보를 사고 파는 범죄행위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주용진, 영상편집 : 김종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