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애견잡는 등록 칩 사업(1)

부작용 속출해도 강행 시행

정명원 기자 cooldude@sbs.co.kr

작성 2012.05.22 09:17 수정 2012.11.17 14:5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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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애견잡는 등록 칩 사업(1)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많지만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행됩니다. 우선 애견이 대상인데 인구 10만 이상 시.군.구에 거주하는 애견 주인이 반려목적으로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면 정부에 강아지를 등록해야 합니다.

애견 주인이 등록을 하는 방법은 마이크로 칩이라는 칩을 동물병원에서 강아지에게 시술하거나 인식표를 부착하는 건데 이 등록대행을 수의사가 주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마이크로 칩으로 등록하는 방식이 선택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이크로 칩 시술의 가격이 2배 이상 비싸고 주관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동물등록제 취지에 가장 적합한 방식” 이라며 적극 밀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성남을 시작으로 현재 경기,인천,부산, 제주 등에서 시범 사업이 실시되고 있는데 실제 시범 사업에서도 거의 대부분 등록 칩이 애견들에게 시술되고 있습니다. 시범 사업은 관할 지자체가 업체들로부터 관리 대상의 20% 정도 분량을 세금으로 일괄 구매해 동물병원에 배포해서 시술이 이뤄지도록 하는 중입니다.
  
문제는 강아지 피부에 고유등록정보가 담긴 칩을 넣는 이 시술을 받은 강아지들 가운데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범 사업 중이고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시술을 받은 강아지들이 많지도 않은데 부작용은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강아지는 등록 정보가 담긴 칩을 시술 받고 난 뒤 기운이 빠져서 음식을 못 먹고 배설도 제대로 못하더니 종양까지 생겼습니다.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지름이 3센티미터가 넘는 크기였습니다. 더욱이 길어야 2주 정도면 피부에 고정된다던 등록 칩은 강아지의 온 몸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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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진단 결과는 등록 칩이라는 이물질 때문에 생긴 반응이었습니다. 항생제를 계속 투여해 염증은 다소 작아졌지만, 여전히 기운이 없고 잠을 자 애견 주인은 걱정이었습니다. 주인이 칩 제거 수술을 해보려 시도도 했지만 현재 칩이 있는 부위가 척추 주변이어서 수술 이후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수의사의 설명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그리 예외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강아지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근처 동물병원을 같이 갔었는데 거기서 불과 며칠 전 같은 문제로 찾아와 칩 제거 수술을 받은 강아지가 있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국애견협회에도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는 지역 곳곳에서 피부괴사, 뇌 손상, 종양 등이 생겼다는 회원들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견 주인들로서는 강아지를 잘 돌보고 잊어버리면 찾기 쉽게 하려고 등록 칩 시술까지 했는데 황당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등록 칩 판매 업체들은 칩의 부작용에 관해서는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의사가 시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수의사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반응입니다. 이 시술은 주사 놓는 것 만큼 간단하고 수의사의 문제라면 염증이 생기더라도 바로 나타나지 1년 가까이 지난 뒤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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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좀더 하면서 알아보니 이런 부작용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동물 마이크로 칩으로 인한 부작용이 여러 차례 보고 됐습니다. 하바드 대학 출신으로 16년 동안 동물 마이크로 칩으로 인한 문제를 추적해 온 캐서린 알브레히트 박사의 논문(Microchip-Induced Tumors in Laboratory Rodents and Dogs: A Review of the Literature 1990~2006)을 보면 동물등록칩이 그리 확산되지 않았던 1990년부터 2006년 사이 연구만 살펴봐도 11건의 연구 가운데 8건에서 암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쥐의 경우 최대 10.2% 발생률을 보였고 개의 경우도 칩을 장착한 지 7개월(프렌치 블독), 18개월(혼종) 이후 암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의 소비자 단체에서는 이런 문제를 적극 알리면서 활동해 미국 내 동물 마이크로칩 의무시행을 막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단체에는 칩 시술 이후 암 발생으로 사망한 강아지와 고양이 등의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주로 칩 시술 이후 인체 내 이물질로 인한 세포 변화로 종양이 생기거나 칩의 무선주파수 에너지 때문에 병이 생기는 경우였습니다. 마이크로 칩 등으로 동물등록제를 의무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대만 등 소수이고 영국, 미국 등에서는 부작용과 반대로 의무 시행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관할 부처인 농림부는 이 법을 정부 입법으로 만들고 등록 칩 사업을 적극 추진했으면서도 이런 부작용 사실을 “몰랐다” 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었고 농림부에도 위험성을 경고했었다는 점에서 비춰보면 그리 납득이 되지 않는 설명입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들이 동물 등록 칩의 부작용 문제를 보도했었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범 사업 중에 나타나고 있는 사안이 부작용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산이라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에 납품을 해 세금으로 구입한 일부 제품이 세관 조사결과 중국산으로 드러나 검찰에 고발 조치가 됐고, 일부 지자체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칩이 유통되고 있다는 문제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부천시에서는 동물병원에 뿌려진 제품 전량을 회수하는 일까지 벌어졌고 이 문제로 내부 감사까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황이 이런 지경인데도 농림수산식품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고 있고, 부작용을 줄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물등록제는 내년부터 전국에 의무 시행되고 등록을 하지 않는 애견 주인은 과태료를 최대 100만원까지 내야 합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사업에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농림부가 이 제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석연찮은 과정과 애견 등록칩이 과연 실제 유기견을 줄이는데 효과가 얼마나 있을 지 등에 관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