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선 비둘기가 애물단지인데 이집트에서는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애완용으로 한 마리에 100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카이로 윤창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카이로의 대표적인 서민가 깔라아 마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운 벽돌집 옥상마다 망루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망루 위로 직접 올라가 보니 주민들이 잡은 야생비둘기들이 가득합니다.
비둘기들은 매일 자기 집을 찾는 훈련을 통해 길들여 진 뒤, 애완용으로 팔립니다.
[바드르/카이로 시민 : 훈련된 비둘기를 풀어놓으면 더 많은 야생비둘기를 몰고 와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깃털이 아름답고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도 집을 찾을 정도로 귀소본능이 뛰어난 비둘기는 마리당 가격이 우리 돈 100만 원을 호가합니다.
서민들에겐 비둘기가 로또나 다름없는 셈입니다.
[아흐메드/카이로 시민 : 비둘기 망루는 여기선 아주 일반적입니다. 서민들 집 지붕마다 하나씩은 있을 정도니까요.]
뿐만 아니라 비둘기는 요리 재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고단백으로 사막의 뙤약볕을 견디는데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옴 무스타파/카이로 시민 : 집안에 좋은 일이 있거나 귀한 손님이 올 때 비둘기 요리를 준비합니다.]
극심한 빈부격차에 지친 이 곳 서민들에게 비둘기는 중요한 영양공급원이자, 없어서는 안 될 서민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