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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소에서만 내리는 '이상한 바퀴'…과적 꼼수

'가변축' 과적 단속 비웃어…도로파손 주범

<앵커>

도로를 가다 보면 차체 중간에 있는 바퀴를 매단 채 달리는 이런 화물차 본 적 있으실 것입니다. 이른바 '가변축'이라는 건데요, 하중을 여러 개의 바퀴에 분산시켜 차량의 안정성을 높이고 도로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건데, 오히려 도로 파손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박원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물차 통행량이 많은 서해안 고속도로 서평택 요금소 근처.

중간에 있는 바퀴 축을 들고 달리는 화물차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그런데 요금소가 가까워지자 서서히 중간 바퀴를 내려, 요금소를 통과할 땐 대부분 도로에 붙은 채 지나갑니다.

이유는 뭘까?

고속도로 요금소 주변에는 이처럼 과적을 단속하는 장비가 달려있는데요, 가변축을 장착한 과적 차량들은 이곳 근처에서 바퀴를 내려 단속을 피해갑니다.

요금소 과적 단속기는 차축 하나가 받는 무게를 재 과적 여부를 단속하는데, 가변축을 단 차량은 차축을 내릴 경우 무게가 분산돼 과적을 하더라도 단속을 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규정상 차축 조절 장치는 운전 중 임의로 조작하지 못하도록 외부에 설치해야 하지만, 요즘엔 대부분 운전석에 설치한 뒤 수시로 차축 높이를 조절합니다.

이러다 보니 단속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단속요원 : 선생님, 과적하셨잖아요. 축 조작하셨죠?]

[과적 운전자 : 핸들하고, 기어밖에 없어요. 안했어요, 아무것도.]

[정영윤/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팀장 : 짐을 실은 상태에서 이 가변축을 완전히 들어 올리지 않고, 공기압을 조금 빼는 방법을 사용해서 진입하기 때문에 잡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요금소를 통과한 다음입니다.

일단 단속을 피하고 나면 다시 바퀴를 든 채 운행하기 일쑤입니다.

[화물차 운전자 : 아무래도 차가 잘 갑니다. 기름이 또 적게 먹어요, 유지비가 적게 들어갑니다.]

바퀴가 줄어들어 도로가 받는 하중은 증가하고, 그 결과 도로 곳곳이 파이고 갈라져 도로공사는 도로복구비로만 지난해 330억 원을 썼습니다.

차축 조작으로 적발된 차량은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지난 4월까지 단속건수가 지난해 전체 단속 건수를 넘어섰습니다.

운전자들이 가변축을 과적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면서, 도로 파손으로 인한 막대한 예산 낭비는 물론 대형 사고의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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