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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면 목이 칼칼…먼지 수치 보고 '깜짝'

미세 먼지 '시내 3배'

<앵커>

지하철 타고 다니다 보면 가끔 답답하기도 하고 목이 칼칼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지하철 공기가 그만큼 별로라는 신호입니다. 어느 정도일까요?

곽상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전 9시경, 지하철 객차 안 미세 먼지 농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1㎥당 75ug 정도입니다.

지상구간을 벗어나 지하구간으로 들어서자 미세 먼지 농도가 갑자기 올라갑니다.

지상구간의 두 배가 넘는 160ug대까지 치솟습니다.

[정금자/지하철 승객 : 재채기가 막 나요. 전철이 먼지가 많으니까 집에 가면 두둘두둘 일어나요. 그게 먼지, 먼지 알레르기.]

서울 시내 미세 먼지 평균 농도 47ug의 3배를 훨씬 넘는 수치입니다.

1m 거리에서 뿜어대는 담배 연기를 계속 들여 마시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미세 먼지는 일반 먼지보다 입자가 작아서 코나 목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들어갑니다.

[임영욱/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교수 : 건강한 사람한테도 그 정도의 농도는 호흡기 계통이나 순환기 계통, 더 나아가선 알레르기 질환과 같은 여러 가지의 질병과 연관성이 높아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 봐야되는 것들이고요.]

지하구간에서 미세 먼지 농도가 급상승하는 이유는 터널 안 미세 먼지가 에어컨 환기 시스템을 통해 객차 안으로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 새벽 시간, 터널 안 미세 먼지를 측정해봤습니다.

㎥당 300ug에 육박합니다.

객차 안 미세 먼지의 2배 가까운 수치입니다.

먼지가 가라앉아 있는 새벽 시간에 측정한 점을 고려하면, 낮 시간대 터널 안 미세 먼지 농도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승강장에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이후 터널 내 미세 먼지 오염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권순박/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 : 예전에는 승강장을 통해서 바깥으로 빠졌던 공기들이 터널에서 계속 체류하니까 터널은 상대적으로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거죠.]

특히 3년째 공사 중인 신도림역 승강장의 경우 미세 농지 농도가 터널 안과 비슷한 270ug에 육박했습니다.

승강장 먼지가 외부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민지/신도림역 이용 승객 : 사람이 많으면 너무 답답해서요. 환기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하루 평균 70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

시민 건강을 위해선 터널과 객차, 승강장에 환기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이용한, 공진구,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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