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온 행동은 이런 겁니다. 규제 속에 자신들이 활용할 만한 ‘구멍’이 하나 있다는 걸 발견하곤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마트도 ‘대형마트’로 등록하면 규제를 받는데 ‘쇼핑센터’로 등록하면 규제를 피해갈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같은 곳이 마트와 함께 묶여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생긴 조항인데요. 홈플러스가 이걸 알고는 쇼핑몰이나 주상복합에 들어 있는 자기 매장 열 곳 정도를 골라서 해당 지자체에 “이 매장 등록을 조만간 쇼핑센터로 바꿀테니 알아둬라”는 공문을 보낸 겁니다. 이 마트들이 쇼핑센터로 등록이 바뀌면 한 달에 두 번 쉬지 않아도 되고, 24시간 영업도 그대로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마트들은 그럼 이런 방법을 몰랐을까.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론이 한창 뜨거운데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간 또 혼나지 않을까, 에이 그러면 하지 말고 좀 기다려 보자’ 이런 생각을 한 것이죠. 그러면 홈플러스는 이 카드를 왜 꺼내들었을까. 이 이야기를 지금부터 좀 풀어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홈플러스에 제가 전화를 해서 물어봤습니다. 왜 쇼핑센터로 바꾸려고 하느냐고 말이죠. 저는 “아 그거 그냥 한 번 확인해 본거다, 국민 여론이 뜨거운데 그렇게 쉽게 할 수 있겠냐” 정도의 변명성 대답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법과 규제가 허술하게 되어있지 않느냐, 대형마트만 규제하고 쇼핑센터는 규제하지 않으니 그렇게 등록을 바꾸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이죠. 좋게 말하면 당당하고, 어떻게 보면 뻔뻔하게 들릴 수도 있는 말입니다.
이렇다보니 지자체 담당자들도 제일 힘들어하는 상대가 홈플러습니다. 법무팀을 동원해서 법 조항을 들이밀면서 규제안에 대해서 항의를 한다더군요. 법에 정통하지 않은 담당자들이 해결하기엔 버거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문에 대해서도 상위 기관인 지식경제부에 유권해석을 부탁해 처리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요청엔 하나 같이 손사레를 쳤고요.
그렇다면 더 큰 책임은 허점이 보이는 허술한 제도를 만든 정치권과 정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냐 ‘쇼핑센터’냐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5대 사업자라든가, 매장 100개 이상을 가진 대형 사업자 등으로 규제 대상을 정했다면 피해갈 수 있는 논란이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허술하게 제도를 만들어 놓고 여론이라든가 혹은 압력 등을 통해서 기업을 움직이려는 ‘쌍팔년도식’ 발상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겁니다. 한미 FTA까지 발효됐으니 더더욱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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