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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복도에 담배연기 가득…말로만 금연구역

<앵커>

스포츠 시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쾌적하게 경기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 야구장이나 축구장 같이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은 일찌감치 금연구역으로 지정돼있습니다. 그런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최고운 기자가 찾아가봤는데 담배연기 잔뜩 들이마시고 왔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야구장.

평일 저녁인데도 빈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살짝 경기 시작 전부터 복도에선 담배를 피워대는 사람들이 쉽게 발견됩니다.

30분도 안 돼 복도는 뿌연 담배 연기로 가득 찹니다.

[야구장 흡연 관중 : (피워도 뭐라 안 해요?) 그런 사람 없던데요. 저 휴지통 옆에 가서 피면 돼요.]

다중이용시설인 야구장은 전 지역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금연 푯말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옆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어도 본체만체 연기를 뿜어냅니다.

[야구장 보안요원 : 담배 꺼주십시오! 안 됩니다. 빨리 꺼주세요!]

보안요원의 제지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복도까지 나오기도 귀찮다며 관중석 뒤쪽에서 피워대는 얌체족도 눈에 띕니다.

아예 대형 재떨이까지 갖다 놓았습니다.

[야구장 흡연 관중 : 여기 재떨이가 있으니까 흡연구역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합니다.

[구청 관계자 : 저희는 점검을 주로 하는데, 야구장 실내에서 그렇게 담배 피운다는 이야기는 제가 못 들었거든요.]

정부는 올해 말부터 금연구역을 대폭 확대할 계획입니다.

150㎡ 이상 규모의 음식점과 만화방, PC방은 야구장처럼 일절 담배를 필 수 없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됩니다.

당구장과 고속도로 휴게소 주변도 역시 금연구역으로 지정됩니다.

한 고속도로 휴게소입니다.

지금은 휴게소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가 있는만, 이르면 오는 12월부터는 지정된 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워야 합니다.

휴게소 입구 재떨이 주변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 피우는 모습은 이제 사라지게 됩니다.

대신 복지부는 휴게소 주차장 구석에 만들어지게 될 밀폐된 흡연공간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해 전국 자치단체가 금연구역에서 적발한 흡연 사례는 고작 249건.

그나마 서울이 248건이고 지방은 단 1건입니다.

[양동교/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 : 인력이 부족하죠. 부족하다라기 보다는 단속을 위한 인력 자체가 거의 확보돼 있지 않죠.]

지켜지지도 않는 금연구역 확대에 앞서서 철저한 단속을 통해 기존의 금연구역부터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한 금연구역 지정은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홍종수,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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