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로 일관 당권파 노림수는?…진보정치 위기

<앵커>

최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에서 지지 철회 주장이 나오고, 한 지붕 아래에 두 개의 비대위가 등장하는 초유의 사태. 통합진보당의 현주소는 암담합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과 폭력사태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지만, 당권파의 버티기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진보 정치의 위기입니다.

정성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별도의 당원 비대위를 구성하는 건 당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강기갑 비대위원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당권파는 "비당권파가 씌운 누명을 벗겠다"며 당원 비대위 결성에 들어갔습니다.

한 정당에 2개의 비대위가 동시에 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겁니다.

강기갑 위원장은 "당권파 비례대표인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를 직접 만나 사퇴를 요구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강기갑/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 오늘 중으로 명확한 대답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당원들과 국민의 요구를 잘 수용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민주노동당을 이끌었던 전 대표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석기, 김재연 두 당선자는 초선 의원 연찬회에는 불참했지만 사퇴 불가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석기/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 : (이런 상태에서 의정 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나?) 힘든 일이긴 한데, 그게 옳은 길이면 그 길을 뚫고 가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대위의 마지막 카드는 당권파 당선자들에 대한 출당조치입니다.

하지만 설령 출당되더라도 당권파 당선자들은 무소속이 될 뿐 의원 신분을 잃진 않습니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경선 부정처럼 국민의 공분을 사는 문제를 일으킨 당선자는 의원직을 잃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하자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버티기로 일관하는 당권파와 뾰족한 수단이 없는 비대위, 통합진보당 사태가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진보 정치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제  일,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