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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논픽션] '건축학개론' 400만 돌파가 가진 의미 '셋'

[김지혜의 논픽션] '건축학개론' 400만 돌파가 가진 의미 '셋'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이 개봉 53일 만에 충무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 멜로 영화사상 최초로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것.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건축학개론'은 13일 2만3,341명의 관객을 모아 누적 관객 수 400만7,776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건축학개론'은 2012년 400만을 돌파한 3번째 한국 영화가 됐다. 그러나 같은 400만이라도 '건축학개론'의 400만 돌파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3가지 악재를 딛고 거둔 ‘최초’의 성과기 때문이다. '건축학개론'의 400만 돌파가 가진 특별한 의미를 짚어봤다.

◆ 장르적 한계 딛고 세운 '최초의 기록'

'멜로 영화는 대박 흥행이 어렵다'. 충무로의 통설 중 하나다. 멜로는 20대 여성관객 혹은 커플 단위의 관객이라는 특정 관객층만이 선호하는 장르이기에 때문이다. 그로 인해 멜로 영화는 ‘200만 명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여겨졌다.

실제로 '건축학개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멜로 영화가 세운 최고의 성적은 2006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거둔 313만 명이었다. 그러나 '건축학개론'은 개봉 후 빠른 흥행세로 '우행시'의 기록을 가뿐히 제쳤고, 400만 고지까지 처음으로 점령했다.

'건축학개론'이 장르적 한계를 딛고 4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전적으로 '작품의 힘'이었다.이용주 감독은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남자의 관점에서 세련되게 풀어냈으며,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까지 어우러져 웰메이드 멜로 영화로 탄생할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첫사랑의 기억을 복기한 '건축학개론'은 눈물을 펑펑 쏟게 하는 최루성 이야기도, 자극적인 눈요기도 없었지만, 오히려 그 '담백한 여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 '불법파일유통' 악재 속 거둔 수확

400만 돌파를 앞둔 '건축학개론'은 뜻밖의 악재와 마주하기도 했다. 지난 9일 P2P사이트를 통해 불법 파일이 유통된 것이다. 극장에 상영 중인 영화가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등장한 것은 흥행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특히 국내 P2P사이트의 유통 속도와 접속하는 유저들의 수를 고려하면 이는 치명적인 악재였다. 제작사인 명필름과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신속히 불법 파일을 회수하고 사이버 수사대에 해당 사건을 의뢰했다. 하지만 다운로드 된 파일의 확산까지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건축학개론’은 고비를 잘 이겨내고 400만 돌파의 위업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불법 파일 유통도 관객들의 발길을 돌리진 했던 것이다.

◆ '슈퍼 히어로'의 맹공도 이겨내다

'건축학개론'은 3월 22일 개봉해 53일째 되던 5월 13일 400만 고지를 돌파했다. 회전율이 빠른 국내 극장가에서 두 달간 장기 상영을 이어온 것도 놀랍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들의 맹공 속에서 400만 관객을 동원한 저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더욱이 '건축학개론'이 4월 한 달 동안 맞서 싸웠던 작품들은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 시장을 강타한 대작들이었다.

첫번째 고비는 4월 5일 개봉한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북미에서만 3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둔 흥행작이었지만 '건축학개론'의 맹위에 눌러 큰 힘을 쓰지 못했다. 두번째 고비는 4월 11일 개봉한 '배틀쉽'이었다. 실제로 개봉 첫주 '배틀쉽'은 '건축학개론'의 1위 자리를 빼앗았다. 박스오피스 흐름상 한번 1위를 내준 영화는 계속 하락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건축학개론'은 그 다음 주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지막 고비는 4월 26일 개봉한 '어벤져스'였다. 이미 상영 6주차에 접어들었고 관객을 모을 만큼 모은 '건축학개론'이 신상영화인 '어벤져스'와 정면대결을 벌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관건은 '건축학개론'이 '어벤져스'의 흥행세와 줄어든 스크린 수의 한계를 딛고 목표인 '400만'을 돌파할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까였다. 다행히도 ‘건축학개론’은 '어벤져스'의 맹공 속에서도 꾸준히 관객을 모은 끝에 400만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사진 = ‘건축학개론’ 스틸컷>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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