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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주문…학교 급식 식재료 질 떨어져

<앵커>

서울시 교육청이 학교 급식의 청렴도를 높이겠다며 식자재를 주문할 때 업체와 제품을 표시할 수 없도록 했는데, 오히려 식재료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박현석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학교 급식실.

영양 교사가 주문한 디저트용 파인애플이 배달됐습니다.

그런데 주문은 껍질만 벗긴 생 파인애플이었는데, 납품된 건 캔에 든 제품이었습니다.

[학교 영양사 : 통조림 같은 경우 가격이 좀 저렴하기 때문에 이런 제품을 가져다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통살 돈가스를 주문했더니, 고기를 갈아 만든 돈가스 제품이 들어 오기도 합니다.

[학교 영양교사 : 훈제오리를 시켰는데 당연히 해썹(HACCP) 업체 것으로 무항생제로 시켰는데, 해썹 인증도 받지 않은 그런 업체 것을 가져 와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먹은 학교도 있어요.]

최근 여러 학교에서 벌어지는 급식 혼선의 발단은 교육청의 공문이었습니다.

학교 급식의 청렴도를 제고하겠다며 영양사가 재료를 신청할 때 특정 업체명와 제품명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것입니다.

학교는 원산지와 성분 정도만 표시하고 제품 선택을 유통업자에게 맡긴 것입니다.

[학교 영양사 : 업체들은 같은 깐 달걀이지 않느냐고 뭐가 다르냐고(말하죠). 제가 주문한 제품은 보존유 자체가 천연첨가물로 들어간 것이었고요.]

학부모들의 걱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박범이/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 : 학부모들이 추천하고 원하는 안전한 식품의 회사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곳하고 계약을 못하게 하니까 질이 안 좋은 업체 것도 그냥 받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아이들의 불만이 있죠.]

서울시 교육청은 현행법상 공공기관이 물품을 입찰할 때, 제품명 표시가 금지돼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진임/서울시교육청 급식당담 사무관 : 급식의 질이나 맛이나 만족도나 이런 데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을 해서 저희가 행안부에 질의를 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겠는가 지금 현재 검토 중에 있습니다.]

청렴도 좋고, 현행법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밥상부터 우선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교사와 학부모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주  범, 공진구,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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