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5·15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이 11일 인기 방송프로그램을 본뜬 '1박2일 쓴소리 듣기 투어'에 나섰다.
'돈 안들고, 조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선거'를 위해 기존의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를 하지 않는 대신 현장을 찾아 각계각층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은 것이다.
황우여, 심재철, 원유철, 유기준, 정우택, 이혜훈, 홍문종, 김태흠, 김경안(선수 순) 9명의 당권주자들은 이날 경기도 수원과 대구ㆍ전주를 차례로 방문해 민심을 청취했다.
첫 방문지는 수원 영통구 매탄2동에 위치한 한국어린이집으로, 이곳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은 보육제도 관련 정부 정책의 모순을 비판하며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최창환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장은 전국의 4만여 개 어린이집이 6월에 총궐기 연합집회를 한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모든 어린이집의 아이가 차별받지 않는 정책을 펴겠다'며 평가인증제도를 도입했고 그래서 70% 정도가 평가인증을 했는데 지금 정부는 그걸 뒷전으로 미루고 공공형 어린이집을 들고 나와 시설간 갈등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어린이집 교사는 "하루 12시간 일하면서 한 달에 고작 100만 원을 받고 몸이 아파도 제대로 쉴 수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고, 한 학부모는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 입맛에 맞는 구호를 외치다가 국회에만 가면 잊어버린다"고 꼬집었다.
두 번째 방문지인 대구 중구 대구청소년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등이 '빵셔틀' 등 학교폭력 실태를 거론하며 구조ㆍ제도상의 문제점 해결을 촉구했다.
한 남학생은 "대구에도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됐으면 좋겠다. 학생을 다스리는 것은 벌점이나 규제가 아니라 선생님을 신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한 고등학생은 '교원평가제'의 허점을 거론하며 "단순히 1번부터 5번까지 질문을 주고 평가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질문을 주관식으로라도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구학생인권연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하는데 도망가면 혼이 나고 도저히 어디로 도망갈 수 없는 구조다. 법적으로 강제학습이 금지돼 있는데 이런 것을 좀 시정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의 마지막 코스인 전북 전주 한국폴리텍대 신기술연수센터 연수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백수연대 소속 회원이나 대학생 등으로부터 "이공계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장ㆍ차관 등 고위직을 보면 다 인문계 출신이다", "우리나라가 순수과학, 기초과학을 무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경제대통령ㆍ경제정부를 구호로 10년 만에 정권을 찾았던 2007년 말의 마음(초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학연ㆍ지연과 소위 `빽'이라는 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비판 내지 건의가 쏟아졌다.
당권주자들은 "좋은 지적과 비판을 해 준 패널들께 감사하며, 당과 국회에서 정책을 만들 때 최대한 반영하겠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이날 칠곡휴게소와 동대구터미널에서 3인1조로 3개팀을 만들어 시민들로부터 `쓴소리 많이 받아오기' 게임도 했다.
한편 이번 쓴소리 투어가 정치권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발언시간이 1인당 2분으로 제한돼 있어 투어 자체가 '형식적',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일각에선 참석자 선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전주 쓴소리 간담회의 한 참석자는 "전주에 왔으면 전주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상당수가)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 같은데 자칫 오해를 사기 싶다"고 지적했다.
전주에서는 한 참석자가 '행사 시작전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 국민의례를 한 뒤 행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수원·대구·전주=연합뉴스)
새누리 당권주자들 현장서 '쓴소리' 청취
"국회에만 들어가면 잊어버려"<br>'형식적' 비판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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